‘안동 칼부림’ 가해자가 도축업자?…생사람 잡는 유언비어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7.0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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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도축업자, 피해자는 조폭’이라는 유언비어 퍼져
경찰 “사실 아냐…피해자도 평범한 대학생”
가해자 근무 업소로 지목당한 식당, 법적 조치 검토
ⓒ픽사베이
ⓒ픽사베이

경북 안동의 한 유흥가에서 20대 남성이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다툼 중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온라인에서 ‘가해자는 도축업자’ 등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경찰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경찰 안동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A(2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4일 오전 2시30분쯤 안동 시내의 한 거리에서 자신을 폭행하던 무리 중 1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다.

A씨는 범행 당일 술집에서 술을 시던 중 포항에서 안동으로 놀러온 대학생 B(23)씨 등 5명과 시비가 붙었다. ‘왜 쳐다보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시비는 술집 밖에서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 일행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다.

이에 A씨는 인근 편의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구입, 지속적으로 자신을 밀치는 B씨의 목을 향해 휘둘렀다. B씨는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이후 사망했다. A씨는 경찰 검거 당시 조사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범행 현장 인근 CCTV 영상이 SNS 등 온라인에 퍼지면서 시작됐다. 가해자 A씨와 피해자 B씨의 직업에 대한 근거없는 추측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A씨는 정육식당에서 일하는 도축업자, B씨는 조직폭력배’라는 추측이 널리 퍼졌다.

근거 없는 추측은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했다. A씨가 일하는 곳으로 거론됐던 식당 측은 안동 지역 SNS에 올린 글에서 “‘OO’(식당 이름)의 둘째 아들이 가해자라는 소문이 이제 사실이 돼 떠돌고 있다”면서 “이런 심각한 사안에 아무 연관이 없는 우리 가족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 허위 유포자를 찾아 법적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호소했다.

경찰 역시 해당 소문을 반박했다. 경찰은 “온라인상에 ‘가해자는 도축업자이고 피해자가 조폭’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평범한 대학생들이 안동에 놀러와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과 시비가 붙었고 피의자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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