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건 백인 경찰관에 징역 20년 선고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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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압으로 비무장 흑인 사망케 한 사건
법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처벌받아야”
조지 플로이드 살인 혐의로 22년형을 살고 있는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46)이 7일(현지 시각) 플로이드의 민권을 침해한 혐의로 연방지방법원에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았다. ⓒAP연합
조지 플로이드 살인 혐의로 22년형을 살고 있는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46)이 7일(현지 시각) 플로이드의 민권을 침해한 혐의로 연방지방법원에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았다. ⓒAP연합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과잉 진압으로 사망하게 한 백인 경찰관이 플로이드의 ‘민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연방지방법원은 7일(현지 시각) 플로이드를 살해한 전직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남·46)에 대해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쇼빈은 지난해 6월 플로이드에 대한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등의 혐의로 2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이미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번 판결은 이와 별개로 쇼빈을 포함해 플로이드 살해에 관여한 전 경찰관 4명이 플로이드의 민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결정이다.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과 등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살려달라는 호소를 무시했을 때 그의 민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연방지방법원의 폴 매그너슨 판사는 “나는 당신이 한 행동을 왜 했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누군가의 목에 그들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무릎을 올려놓는 것은 그저 잘못됐다. 그리고 당신은 처벌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쇼빈은 당초 혐의를 부인해왔으나, 지난해 12월 재판 과정에서 태도를 바꿔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숨 쉴 수 없다’는 플로이드의 호소를 듣고도 계속해서 목을 무릎으로 짓눌렀으며 그 결과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고도 시인했다. 다만 쇼빈의 이같은 진술은 검찰과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 결과로 풀이된다. 검찰은 플리바겐을 통해 그에게 25년형을 구형했고, 쇼빈이 살인 혐의로 받은 형량과 민권 침해 혐의로 선고된 형량을 동시에 복역하도록 허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쇼빈 측 변호사 에릭 넬슨은 쇼빈이 후회하고 있으며 법정에서도 반성했다는 이유로 20년 형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정에 선 쇼빈은 짧은 진술 속에도 직접적인 사과나 반성의 표현은 하지 않았고, 다만 유족들에게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법원은 또 이날 쇼빈이 지난 2017년 당시 14살이었던 흑인 소년 존 포프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의 머리를 손전등으로 내려치고 등을 무릎으로 짓누른 혐의에 대해서도 5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현재는 18세가 된 존 포프는 “쇼빈이 폭력적인 구속의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지난 2020년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약 9분 동안 쇼빈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20여 차례 호소했지만 쇼빈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압을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대대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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