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튀르키예, 훔친 우크라 곡물 실은 배 풀어줘”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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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대사 초치”
3일(현지 시각) 튀르키예(터키) 카라수 항구 앞바다에 러시아 국기를 단 화물선 '지벡 졸리'호가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
3일(현지 시각) 튀르키예(터키) 카라수 항구 앞바다에 러시아 국기를 단 화물선 '지벡 졸리'호가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가 자국에서 약탈한 곡물 수천 톤을 실은 러시아 상선이 튀르키예(터키)에 압류됐다가 풀려난 데 대해 항의하고 튀르키예 대사를 초치했다.

7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튀르키예가 압류 요청을 무시해 약탈 곡물을 실은 선박이 전날 늦게 튀르키예 해역을 벗어났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대해 키이우 주재 튀르키예 대사를 외교부에 초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의 증거가 터키 당국에 제출되었는데도 도난당한 우크라이나 곡물로 가득 찬 이 배가 출항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선박은 러시아 국적의 ‘지벡 졸리’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이 배는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베르단스크에서 7000톤의 곡물을 싣고 튀르키예의 카라수 항으로 이동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달 30일 튀르키예에 이 선박을 억류해줄 것을 요청했고, 지난 3일에는 이 배가 억류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억류 발표 사흘 만에 당국이 해당 선박의 출항을 허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튀르키예 측은 러시아 측 선박이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에서 곡물을 선적했다고 서류를 위조해 화물 원산지를 알아내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메블뤼트 차오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도 지난달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튀르키예로 운송되고 있다는 주장을 조사했지만,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튀르키예는 최근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실리 외교를 펴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미국 F-16 전투기 현대화를 얻어냈고, 자국 쿠르드족 분리독립 테러단체 인도와 관련해서도 협상을 진전시켰다. 또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과 관련해 기뢰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 안전한 항로를 만들도록 양국을 중재하는 작업을 유엔과 함께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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