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들 향한 대학가 연대…연고대 학생·동문 일제히 나서
  • 안수교 디지털팀 기자 (hongsalami@naver.com)
  • 승인 2022.07.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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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연세대 재학생, 청소·경비 노동자 집회 형사 고소
연고대 학생·동문, 해당 노동자들 처우 개선 요구

일부 연세대 재학생들이 캠퍼스 내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집회를 ‘수업권 침해’로 형사고소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가에 해당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대책위원회(학대위)는 13일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학내 청소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학대위는 “고려대는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 필수적인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을 간접고용 하는 것도 모자라 최소한의 임금과 근로환경마저 보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더 이상 노동자들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협상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학내 노동자들은 원청인 학교 측에 시급 440원 인상(최저임금 인상분)과 휴게공간 개선, 샤워실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온 노동자들은 이달 6일부터는 학내 본관에서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앞서 5월 연세대 재학생 3명이 캠퍼스 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집회 소음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형사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재학생들은 지난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학교 측과 협상이 결렬된 후 올해 3월부터 시급 440원 인상, 인력 충원,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왔다.

이에 지난 6일 연세대생 학생 등 2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법조인 26명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변론을 맡기로 했다. 또 이날 오전 졸업생인 우원식·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세대 청소노동자를 만났다.

연세대 동문 변호사들로 이뤄진 연세대 청소노동자 법률대리인단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하청에 고용된 청소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받고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있는데 하청회사는 용역대금과 근로조건을 결정할 아무런 힘이 없다”며 “용역대금을 결정하는 원청인 연세대학교가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대리인단은 “연세대학교는 이 사태를 방관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원고(학생들)가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취하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학생 기자회견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학생 기자회견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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