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독립국으로 공식 인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상이 도네쯔크(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루한스크)인민공화국 외무상들에게 전날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상은 편지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도네쯔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하고 “자주·평화·친선의 이념에 따라 이 나라들과 국가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DPR 정부 수장 데니스 푸실린도 이날 북한의 승인을 확인했다. 그는 “(북한과의) 건설적인 협력을 기대한다”며 “양국의 교역량이 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DPR과 LPR은 2014년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자들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공화국이다. 현재 러시아 외에 세계에서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한 나라는 시리아와 북한 뿐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사흘 전인 2월21일 이들의 독립을 일방적으로 승인했고, 지난달 29일에는 러시아가 지원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권을 장악한 시리아가 이들의 독립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는 DPR, LPR을 독립국으로 승인한 북한과 즉각 단교했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는 오늘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끊는다”며 “이는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서 러시아가 임시로 점령한 지역의 소위 ‘독립’을 승인한 결정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외무부는 “북한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간주한다”며 “북한의 승인은 아무런 가치가 없고 효력도 없다. 이는 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없고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저녁 영상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모든 수준에서 매우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북한과 우크라이나 양국은 소련이 붕괴하고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1991년 수교했다. 2017년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기술이 우크라이나에서 유출됐다는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 연구원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