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몸만한 개에게 물어뜯기던 8세 남아…어른은 그냥 지나쳤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7.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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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개물림’ 사고 CCTV 영상 공개
경찰, 해당 개 안락사 절차 진행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에서 A군(8)이 목줄을 하지 않은 개에게 공격당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에서 A군(8)이 목줄을 하지 않은 개에게 공격당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세 남자아이가 목줄 없이 돌아다니던 개에게 물려 중상을 입은 사건의 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울산 울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시20분쯤 울산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던 개 1마리가 하원 중이던 A(8)군에게 달려들어 목 부위 등을 물었다. 경찰은 해당 개를 ‘진도 믹스견’으로 확인했다.

사고 후 현장 CCTV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며 사건을 둘러싼 공분이 일었다. 지난 14일 피해 아동 A군 고모의 지인이라고 밝힌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8세 남아가 개에게 습격당해 입원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건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고 당일 A군은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개에 의해 습격당했다. CCTV 영상엔 A군이 쫓아오는 개를 피해 도망치는 모습, 땅바닥에 쓰러져 목과 팔 등을 약 2분간 물어뜯기는 모습, 저항하던 A군의 몸이 축 늘어지는 모습 등이 담겼다. 개는 우연히 옆을 지나던 택배기사 C씨가 짐수레를 들고 위협을 가한 후에야 A군을 놔두고 도망쳤다. A군은 목과 팔, 다리 등에 봉합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중상을 입었다.

택배기사 C씨는 이후 SBS 비디오머그와의 인터뷰에서 “개가 물어 뜯는 게 아니고 진짜 잡아먹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A군 고모의 지인 B씨는 글에서 “택배기사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A군) 목숨은 구했다”면서도 “그전에 기회가 있었음에도 안타깝게 기회를 놓쳤다”고 탄식했다. 개에 물려 고통스러워하는 A군의 모습을 응시하면서도 그대로 지나치는 한 시민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던 것이다.

B씨는 “많이 두려우셔서 아이의 살려달라는 외침에도 돌아서실 수 밖에 없었을거라 사려된다”면서도 “(추후) 같은 상황이 본인 눈 앞에서 벌어진다면 조금 더 용기를 내셔서 아이부터 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의 아이라고, 그게 내 아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조금 더 용기를 내셔서 선의를 베푸는 어른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B씨는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에게 부탁드린다”며 “본인이 책임질 수 없다면 반려견을 키우지 말아달라. 본인의 무책임으로 한 가족이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해당 개의 견주를 인근 거주자 70대 B씨로 특정하고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다. B씨는 개를 자신의 거주지에 묶어두고 키웠는데, 사고 당일 새벽 개가 목줄을 풀고 달아나 A군을 공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경찰은 유기견보호센터에 있는 B씨의 개가 재차 인명사고를 낼 우려가 크다고 보고 안락사 절차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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