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채용’ 엄호한 권성동, 논란에 기름…더 위태로워진 지지율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7.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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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씨 채용, 내가 압력…7급에 넣을 줄 알았는데 9급” 파장 확산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앞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앞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또 불거진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권 대행이 '채용 압력'이 있었음을 자인함과 동시에 오히려 9급 채용은 '공로'가 과소 평가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다. 대통령실과 권 대행이 논란 진화는 커녕 민심과 동 떨어진 해명과 태도를 보이면서 국정수행 지지율은 더 위태로워지게 됐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대행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 채용' 논란이 제기된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우아무개씨에 대해 "걔가(우씨가) 방학 때도, 대학 다닐 때도 우리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대선 캠프에서는) 선발대여서 후보가 어디가면 (동행하면서) 추운데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우씨 채용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권 대행은 "(대통령실에 추천하고) 나중에 장제원한테 물어봤더니 안 넣었더라. 그래서 내가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 없다고 그러다가 나중에 넣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우씨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더 받는다"며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면서 우씨가 7급이 아닌 9급으로 채용된 점을 안타까워했다.

오마이뉴스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강릉 소재 통신설비업체 대표의 아들인 우씨가 시민사회수석실에서 근무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씨는 서울대 음악과를 졸업한 뒤 성악가로 활동해왔는데, 대통령실은 이번에도 능력에 따른 채용을 했다며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참여 중앙당 후원회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우씨는 지난해 7월 대선 예비후보 신분이던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여기에 우씨가 지난 8일까지 부친 회사의 감사로 일한 점도 드러났다. 이러한 겸직은 공무원이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한 국가공무원법에 위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7월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적 채용' 논란에 퇴색된 '공정과 상식' 

앞서 윤 대통령의 또 다른 강원도 지인으로 동해에서 전기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황아무개씨 아들도 우씨와 같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 채용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코바나컨텐츠 출신, 윤 대통령의 외가 6촌,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인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누나와 함께 윤 대통령의 강원도 지인 2명의 아들 등 '사적 채용' 논란이 진화는 커녕 갈수록 확산하는 양상이 됐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이 균열을 넘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런 상황에 권 대행의 부적절한 발언까지 나오면서 청년층은 물론 여론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커녕 '무엇이 잘못 됐느냐'는 식의 태도가 하락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심을 자극하는 논란이 반복되면서 집권 초반 이례적인 '20%대 지지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가 현실화 할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권 대행이 이번 사안을 돌파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를 또 끌어들인 것을 두고 역풍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 대행은 우씨 채용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개월 동안 밤낮으로 근무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한 청년이 정년보장도 없는 별정직 9급 행정요원이 됐다"며 "이를 두고 추측과 비약으로 정치공세를 퍼붓는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불공정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학생으로 1급에 발탁됐던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을 거론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에 되묻고 싶다. 25살 청년을 청와대 1급 비서관으로 임명한 것은 공정한 채용이었느냐. 제대로 된 국정이었느냐"고 했다. 권 대행은 "벼락출세한 청와대 1급 비서관보다 이 청년이 대선 과정에서 흘린 땀과 노력, 시간이 절대 적지 않다"며 "낙하산 1급을 만든 민주당이 노력으로 성취한 9급을 감히 비판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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