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97그룹, 단일화 논의 불 붙였지만 ‘온도차’ 뚜렷
  • 안수교 디지털팀 기자 (hongsalami@naver.com)
  • 승인 2022.07.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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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박용진, 단일화 필요성 강조
박주민·강훈식은 신중…“비전 제시부터”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주자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이 단일화 필요성을 놓고 온도 차를 드러냈다. 강병원·박용진 의원은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박주민·강훈식 의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선 의원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단일화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강병원 의원이 단일화 논의에 물꼬를 틔웠다. 그는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어도 무관하다면, 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고 7명이나 출마한 것은 이에 대한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컷오프 이전에 단일화에 함께하자는 선언을 제안한다”고 발언했다.

앞서 강 의원은 토론회 시작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6명의 후보들에게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은 패배를 반성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불신의 낙인이 찍힐 것”이라며 6명의 후보들에게 “당의 미래를 위해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도 “단일화와 관련해 지금부터 스크럼(대형)을 짜자”며 “이재명 의원은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쇄신의 대상이고 당원과 국민의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주민 의원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열려있다고 말씀드린다”면서도 단일화를 위해 “가치나 당의 혁신 방안에 대해 접점이 필요하고 이를 찾기 위한 대화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강병원 의원은 단일화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박주민 의원을 향해 “언론에서 왜 박주민을 이재명의 러닝메이트라고 평가하는 걸 보게 되는 건가”라며 “특정인에 패배의 책임을 묻지 말자고 하니 러닝메이트라는 오해를 받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훈식 의원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비전을 낼 시간이라고 본다”며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컷오프 이후에는 당연히 그걸 열어놓고 논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97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에 이재명 의원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본회의 후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후보 등록을 한 뒤 중앙위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선거운동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연합뉴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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