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세종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본격 추진…“1287억 투입 세종보 살려야”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7.2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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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금강 르네상스' 사업 용역 예산 마련 사업 우선 순위 포함 탄력
학계 “세종보 물과 실핏줄처럼 연결…재해 안전도시‧생태계 풍부”조언
세종보를 활용한 세종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예산이 우선순위에 배정되면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세종보전경 ⓒ연합뉴스

존치냐 해체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종 보(洑)가 ‘존치’로 가닥이 잡히면서 세종시의 금강 르네상스 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민선 4기 최민호 세종시장 핵심 추진사업인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를 위한 예산이 우선순위에 배정돼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세종시와 물관리연구소 등 학계에 따르면 현재 수량이 적어 볼품없는 금강을 명소화하기 위해선 세종보를 활용해 일정 수준의 수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세종보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파급되면서 금강 르네상스 구상이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최근 추가예산 편성을 위한 수요 조사에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예산을 우선순위에 포함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는 올해 추경 예산에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구상 기본 용역 예산 5000만원을 요청했다. 시는 기본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계획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이르면 내년 말 마스터플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의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구상은 윤석열 정부의 세종보 ‘존치’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환경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환경부 장관의 4대강 보 관련 보고도 세종시 방침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당시 보고내용 취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보 활용성을 제고하겠다. 농번기와 가뭄 등 물 이용이 필요한 때는 수위를 유지하고, 녹조 발생 등 물흐름이 필요한 때는 탄력적으로 개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최민호 세종시장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찾아가 “세종시 건설의 특수성을 고려해 존치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천혜의 환경인 금강을 관광지로 조성해 금강 르네상스‘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피력 했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해체를 결정한 세종보와 관련해 환경단체가 ‘세종보 해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일부 걸림돌로 작용 돼 왔다.

이런 가운데 부산의 한 대학교수가 최근 “엄청난 세금을 들여 건설한 세종보를 기후변화 대응 능력과 녹조‧생물 다양성의 문제 등과 관련해 제대로 된 노력을 한 뒤 안 되면 그때 보를 해체해도 된다”는 논리를 펴 주목받고 있다. 최경영 부산대학교 교수(녹색국토물관리연구소 연구위원, 전 한국빗물협회 회장)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뭄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고 홍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1287억 원을 들여 만든 세종보를 허물자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만들어졌고 녹조의 문제나 생물상의 변화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아니었다”면서 “세종보를 만들기 이전이라면 기후변화에 대비해 1287억 원을 들여 세종보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하게 고민해야 마땅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최경영 부산대학교 교수(녹색국토물관리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

최 교수는 “도시가 스폰지처럼 물을 흡수하고 머금었다가 필요할 때 배출한다면 지하수의 충전은 물론이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고, 도시의 열섬현상이나 열대야 문제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세종시에 떨어지는 빗물의 양과 흐름을 정확히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도시 전체가 빗물을 머금을 수 있는 스펀지 역할을 한다면, 그리고 이 물을 이용해 다양한 생물 서식지를 복원하고 이 물의 흐름을 세종보의 물과 연계해 실핏줄처럼 연결한다면 단순히 보를 허무는 것보다는 훨씬 재해에 안전한 도시, 생태계가 풍부한 세종시를 만들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세종보의 해체 문제는 절대 진영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엄청난 세금을 들여 만든 일이니 세종보가 가져올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고, 녹조와 생물 다양성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을 노력을 기울여 기회를 주는 것에 옹색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신도시는 행복도시 계획 때부터 금강에 물이 있는 친수 도시로 계획됐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하천 수질과 수량 유지를 위해 세종보가 설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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