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이어 유럽도 아프리카와 거리 좁히기 나서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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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아프리카 안보 지원하겠다” 약속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6일(현지 시각) 카메룬 야운데의 대통령궁에 도착해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에게 환영받고 있다. ⓒAFP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6일(현지 시각) 카메룬 야운데의 대통령궁에 도착해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에게 환영받고 있다. ⓒAFP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 3국 순방에서 안보 지원을 약속하는 등 아프리카와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은 러시아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26일(현지 시각)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카메룬을 시작으로 베냉, 기니비사우 등 3개국 순방길에 나선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카메룬 내 프랑스 재외동포 모임을 방문해 “아프리카 안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쿠데타로 관계가 소원해진 말리에서 프랑스군을 철군하는 대신, 프랑스군이 말리 주변의 사헬 지역뿐 아니라 서아프리카 기니 만까지 활동반경을 넓혀 테러 단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관리들은 프랑스군의 사헬지역 주둔 규모가 이전의 절반 수준인 2500명 선으로 재구성되고, 전술적으로도 프랑스군이 작전을 주도하기보다는 현지 군을 지원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마크롱 대통령은 이후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카메룬 최북단 차드 호수 유역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준동에 카메룬 군이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카메룬 식민 지배 자료를 전면 공개하겠다면서, 양국 역사가들이 ‘고통스러운 순간’을 함께 연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거 카메룬을 식민 지배하던 프랑스는 1960년 카메룬 독립 이전 카메룬 민족주의자들의 무장봉기를 가차 없이 진압했다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44세의 마크롱 대통령은 식민 시대 이후 태어난 첫 프랑스 대통령으로, 식민 통치의 어두운 역사를 조명할 것이라고 거듭 밝혀온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카메룬의 식량 증산에 프랑스가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글로벌 식량 위기가 유럽 국가들의 대러 제재 때문이라는 러시아의 선전은 “말도 안 되는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제재에 나선 유럽을 상대로 가스 공급 차단 등 에너지를 무기화했듯이, 식량도 무기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석유, 비료, 식료품 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메룬의 최근 상황과 관련한 언급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이후 첫 해외 방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순방을 두고 마크롱 대통령이 아프리카 대륙과의 정치적 유대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식량 불안정이 심화되는 가운데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 침공 규탄 결의안이 통과될 당시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무려 17개국이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는 기권표를 던진 국가 전체(35개국)의 절반에 해당한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26일 카메룬에서의 일정을 소화한 후 27일 베냉으로 이동하고, 28일 마지막 순방국인 기니비사우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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