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 역전 ‘충격’…외국인 자금 빠져나가나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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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 단행
연준 “인플레 여전히 높아” 추가 금리인상 시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두 달 연속 단행했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가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연준은 27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상승,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졌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달에도 0.75%포인트 금리를 올리며 28년 만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최근 미국이 겪고 있는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였지만, 물가가 잡히지 않자 연준은 이번 달에도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연준은 성명을 내고 “소비와 생산 지표가 둔화하긴 했지만 노동 시장은 강건하고 실업률은 낮다”며 “공급망 문제와 팬데믹의 영향,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전방위 압박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인도적·경제적 차원에서 심대한 위기”라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는 등 물가 안정에 초점을 둔 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다음 위원회 회의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다음 FOMC 회의는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선 “경제가 현재 침체 국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이 한국 금융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시장이 이미 기준금리 역전을 예상한 만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체기간을 살펴보더라도 정책금리차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도 지난 13일 발표한 ‘한·미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 및 자금유출 영향’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양국간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은 이미 반영해 온 상태”라며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큰 폭의 자금 유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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