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표현으로 반응한 이준석 대표를 직격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두구육이라니?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惑世誣民)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仰天大笑) 할 일“이라고 적었다. 앙천대소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거나 어이가 없어서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는 것’을 뜻한다. 이는 전날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울릉도를 방문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적었다. 이어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고 했다.
이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이른바 ‘문자 유출 사태’ 이후 처음 내놓은 반응이다. ‘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하며 간접적으로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라는 구절도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지난해 3월 이 대표가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편 이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윤석열 당선인의 총괄보좌역을 맡았고, 지난 10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징계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초청한 만찬에 권 대행 등과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