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 4개월 만에 통화했지만…대만 문제 놓고 충돌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2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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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일방적 변화 시도 반대”
시진핑 “외부세력 간섭 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현지 시각) 4개월 만에 전화 통화했지만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현지 시각) 4개월 만에 전화 통화했지만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개월 만에 통화했지만 큰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정상은 특히 최근 갈등 국면을 확대하고 있는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28일(현지 시각)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33분부터 10시50분까지 2시간17분간 전화 통화를 나눴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5번째 통화이자 지난 3월18일 이후 첫 통화였다. 두 정상은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검토를 놓고 미·중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만 문제를 놓고 긴장감 있는 설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은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관계법에 따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대만 관계법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지는 않는 역대 정부 정책의 기조를 따르되, 대만이 자국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미국 내부의 법이다. 대만 문제는 미·중 입장차가 있긴 하지만 지난 40년간 잘 관리돼 왔고, 미국의 중국 및 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는 만큼 중국도 무리하게 현상 변경을 시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 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 여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도 대만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경우 갈등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펠로시 의장은 하원 외교위원회에 대만 방문 동행을 요청하는 등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신중론과 함께 중국의 반대에 물러서선 안 된다는 강경론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정상은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관점 차이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인권 문제를 제기했으며, 중국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미국 노동자 등에 악영향을 주는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 문제에 대한 우려도 거론했다. 다만 대중 관세 인하 조치와 관련한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 시 주석은 미·중 간 경제 문제와 관련해 “규율을 위배해가며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 망 단절을 하는 것은 미국 경제 진작에도 도움 되지 않으며, 세계 경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기조와 ‘칩4 동맹’ 추진을 견제한 것이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도 논의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기후변화, 보건 안보, 마약 문제 대응 등 글로벌 이슈 대응 문제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향후 대면 회담을 하기로 하고 구체적 일정을 조율키로 했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5차례 통화 및 화상 회담을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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