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운용국 40여 개국 중 14번째 허용될 듯
해군이 여군의 잠수함 승조를 허용한다. 우리나라 잠수함 역사상 최초다. 이로써 전군을 통틀어 마지막 ‘금녀(禁女) 병과’로 남았던 잠수함 승조를 여군에게 개방했다.
29일 해군은 28일 해군본부에서 진행된 ‘22-3차 정책회의’에서 여군의 잠수함 승조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내년 중 지원자를 모집해 잠수함에 탈 여군을 처음 선발한다. 이들은 약 1년 동안의 기본 교육을 거쳐 2024년부터 3000톤급 중형 잠수함에 배치될 전망이다. 내년에 선발될 여군 승조 인원은 3명으로 알려졌다.
여군의 잠수함 배치는 1993년 해군 최초 잠수함인 장보고함(1200톤급)의 취역 후 31년만의 첫 개방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해군의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 육·해·공군의 전 병과가 여군에게 개방됐다. 여군을 선발하지 않는 일부 특수부대를 제외하면 여군에게 전 병과에서의 근무가 허용된 셈이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 허용은 전세계적으로 빠른 편이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잠수함 운용국 40여 개국 중 14번째로 잠수함을 여군에 개방한 국가가 된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는 1985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13개국으로 확대돼 왔다.
해군이 여군의 잠수함 승조를 처음 검토한 시점은 2014년이었다. 당시 운용 중이던 1200~1800톤급 잠수함의 경우 내부 공간 협소로 여군용 숙소나 화장실 등 시설을 갖출 수 없었다. 그러나 3000톤급 중형잠수함 전력화 과정에선 여군을 고려한 설계까지 반영했다. 대형 함정이 속속 건조됨에도 승조 인원은 현저히 부족하다는 해군 일각의 지적도 반영된 행보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