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1 14: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도체·배터리 등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 확산
대표 성장주 ‘네이버’, 외인 순매도 1위 올라
‘빗썸 매각설’ 돌자 개인은 샀지만 외인은 팔아
지난 7월 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상반기에만 18조원을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2조4897억원 어치의 국내 주식을 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을 비롯해 개인 투자자들이 약 2조7426억원 규모의 주식을 내다판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매수세로 돌아선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삼성전자였다. 반면 가장 많이 매도한 주식은 네이버였다.

 

상반기 삼성전자 9조 팔았던 외인, 한 달 만에 5000억 쓸어 담아

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7월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1조7576억원, 개인이 9850억원의 국내 주식을 팔았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5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투자자가 올 들어 월간 기준 조 단위의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7월이 처음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선호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지난 7월,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거래량 순매수는 886만5284주, 거래대금 순매수 규모는 5461억원이었다. 지난 상반기 9조230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도 덩달아 회복세다. 6월 30일 5만7000원에서 7월 29일 종가 기준 6만1400원으로 한 달 동안 8.42% 올랐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6만원선을 회복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저점 수준까지 하락한 후 반등을 시작해 가격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세는 불가피하지만, 내년 공급감소 효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착륙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4680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2675억원) △현대차(1785억원) △삼성SDI(1579억원) 등의 국내 주식도 담았다. 반도체·배터리 종목 각각 2곳과 이익 개선 추세를 보이는 현대차 등 순매수 상위 5곳에서 알 수 있듯이 하반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형주 위주의 투자를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인, 빗썸 매각설 터지자 비덴트 주식 7월 매도 금액의 40% 팔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형주 위주로 투자를 재개했지만 성장주의 대표격인 네이버는 외면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 동안 네이버 주식을 1조2712억원을 사고 1조4201억원을 팔았다. 이에 네이버 주식은 148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외국인 투자자가 7월 가장 많이 내다판 주식이 됐다. 이는 글로벌 동종업계의 주가 하락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우선주와 LG전자를 각각 715억원, 560억원 판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눈에 띄는 종목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빗썸의 최대주주 비덴트다. 앞서 지난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빗썸 인수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비덴트는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지분을 각각 10.22%, 34.22%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비덴트 순매도 규모는 519억원이다. 이 가운데 매각설이 국내 증시에 반영된 지난달 25일 이후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내다판 비덴트 주식은 151만주, 201억원 어치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7월 전체 비덴트 순매도 금액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FTX의 빗썸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덴트 주가는 지난 25일 하루에만 29% 급등하는 등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오히려 매도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191만주, 251억원 규모의 비덴트 주식을 샀다.

이런 가운데 개인 투자자에게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비덴트는 지난달 27일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청구권 및 무기명식 무보증 비분리형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인수인수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12일 총 326만9682주의 비덴트 주식이 새로 상장된다. 비덴트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당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주주 가치의 훼손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