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은 정진석, ‘비윤’은 윤상현?…위기의 與 이끌 사령탑은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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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정우택‧주호영 外 前비대위원장 김병준도 하마평
‘친윤’ 견제 노리는 ‘비윤’ 일각에선 4선 윤상현도 거론

국민의힘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히자, 비대위를 이끌 위원장 후보군을 놓고 당내 계파 갈등 양상이 일고 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친윤석열)계는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관리형 비대위’에 방점을 찍고 원내 5선 중진 그룹에서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윤(비윤석열)계에선 ‘혁신형 비대위’를 이끌 원외 인사나 온건‧보수 성향의 인사를 비대위원장 하마평에 올리는 모습이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왼쪽)과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정진석 국회부의장(왼쪽)과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는 2일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전국위는 오는 5일경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해석, 비대위원장 선임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당 안팎 인사들이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장 비대위원장 임명의 열쇠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윤계’가 쥔 모습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들이 이미 ‘관리형 비대위→조기 전당대회 개최→친윤계 당대표 선출’이라는 시나리오를 그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윤계가 지지할 것으로 보이는 후보로는 5선 의원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거론된다. 2016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 부의장은 이른바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될만큼 윤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다만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실언 논란 끝에 직무대행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이에 또 다른 친윤계 핵심 멤버를 비대위원장으로 올리면 비대위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도 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의원은 “간판만 ‘비상’인 비대위는 성공할 수 없다”며 “‘윤핵관’ 다음 또 ‘윤핵관’이 당을 이끌 것이라면 비대위 체제는 유명무실하다. 되레 당내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친윤 핵심 그룹과는 거리가 있는 5선의 정우택·주호영 의원도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 의원 모두 원내대표 출신으로, 당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다. 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은 2016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시 나경원 의원을 7표 차이로 꺾고 원내대표에 당선된 바 있다. 2017년에는 인명진 비대위원장 사퇴 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서 대표 권한대행 역을 맡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은 2020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합리적 온건보수 성향으로, 계파와 무관하게 당내 의원들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병준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김병준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여권 일각에선 ‘경력직 비대위원장’을 다시 데려오는 방안도 거론된다. ‘초보 비대위원장’에게 집권 여당 비대위를 맡기는 것은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물망에 올랐다. 김 전 위원장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킹메이커’ 김종인 전 위원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대선 도중 윤 대통령과 결별한 탓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다.

한편, 비윤계 일각에선 윤상현 의원을 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4선 다선으로 ‘협치 주의자’인 그는 과거 박근혜 정부 때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대통령 정무특보 출신으로 대야당 관계가 원만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실 보좌관은 “1일 의원총회가 끝나고 몇몇 비윤계 의원들이 모여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추려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거론된 인물이 윤상현 의원”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다만 당장 어느 1명을 콕 찝어 추대하자는 건 아니고, 친윤계가 (비대위원장으로) 누구를 미느냐를 보면서 어떤 카드를 내밀지 고민해보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상현 의원은 비대위원장 가능성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당 내부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찾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신 당의 ‘외연 확장’이 가능한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1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당정의 총체적 위기상황이다. 가능하면 당 내부인사보다는 외부인사를 통해 당 안팎의 문제를 큰 틀에서 거중조정해, 당과 국정 전반을 안정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연 확장성에서 강점이 있고 연륜과 정치력이 충만한 외부인사를 모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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