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는 일상생활 속 정신 건강에 도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4일(현지 시각) 헬스데이뉴스(HealthDay News)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대학 가족·소비자과학대학의 아사프 오시리 인간발달·가족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백신이 감염병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받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앞으로 더 힘들고 어려운 혼란스러운 때가 오면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 커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에 참가한 젊은 성인 1200여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인간 커넥톰 프로젝트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이 후원한 프로젝트로, 뇌 피질을 180개 영역으로 분류해 각각 영역이 어떻게 연결되며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혀낸 연구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불안·주의력·공격성 등 행동·감정적 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이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 수준을 응답했다. 이와 함께 함께 뇌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테스트를 받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설문조사 결과와 인지기능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지각된 스트레스(perceived stress)가 가볍거나 보통 정도인 경우엔 인지기능이 높아지거나 개선되는 등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시리 교수는 “우리의 몸과 마음은 스트레스에 적응한다”며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건 미래에 대비하는 메커니즘을 뇌에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는 사람을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돕는다. 예를 들어 정전이 되면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미래에 같은 불편함을 겪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와 물을 미리 사둬 대비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스트레스가 일정 지점을 지나면 독성(toxic)으로 변하며, 더이상 정신 건강에 이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린 버프카 미국심리학협회(APA) 부국장은 “사람은 평생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으므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독성 스트레스는 대개 극심한 가난·학대 등 만성적 상황에서 오기 마련이며, 이런 상황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8월호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