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운영했던 강용석 변호사에게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낸 사실이 최근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강 변호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지난 4월7일 가세연을 통해 정치후원금을 모금 방송을 진행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약 20억1400만원의 후원금을 확보했다. 2만482명이 기명으로, 1784명이 익명으로 모금에 참여했다. 26명이 후원금 상한금액인 500만원의 고액후원자도 26명 있었다. 이 중 한 명이 바로 정 부회장이다.
강 변호사는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튜부 채널 가세연을 운영했던 인물이다. 가세연은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의 의혹을 폭로하고 시청자들의 모금인 ‘슈퍼챗’ 등으로 수입을 올려왔다. 이 과정에서 사생활 폭로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수차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 강 변호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합법적 절차를 거쳐 후원을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성향을 드러내며 논란에 휘말린 일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후원이 신세계그룹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지난 1월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멸공’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이마트와 스타벅스 등 신세계 불매운동이 촉발됐고, 보수정당을 중심으로 ‘멸공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며 여야의 정치적 공방까지 이어졌다.
당시에도 가세연은 정 부회장에 대한 지원 사격을 했다. 강 변호사는 당시 정 부회장이 구단주인 프로야구단 SSG렌더스 유니폼을 입고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정 부회장을 응원한다는 취지였다. 가세연은 또 스타벅스 텀블러들을 화면 앞쪽에 노출하기도 했다. 멸공 논란에서 촉발된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방송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변호사가 이날 방송에서 카메라를 향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의 손 모양을 만들어 보인 것이 화근으로 지목됐다. 그 결과 신세계그룹에는 ‘일베’의 이미지가 덧씌워졌고, 정 부회장에 대한 비판의 수위도 한층 올라갔다.
정 부회장과 가세연은 인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가세연이 제작한 ’뮤지컬 박정희‘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또 정 부회장과 가세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서로 댓글을 달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6월 SNS를 통해 와인과 생선, 랍스터 등을 먹은 후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방명록에 적은 문구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 부회장은 문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가세연은 SNS를 통해 “앞으로 이마트만 이용하겠다. 앞으로 LG트윈스만큼 SSG랜더스를 사랑하겠다. 백화점을 간다면 신세계백화점만 가겠다. 정용진 부회장님 너무너무 멋지다”며 정 부회장을 추켜세웠다. 정 부회장도 가세연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의 SNS에 “가세연 보세요”라는 댓글을 남겨 가세연을 홍보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편, 강 변호사는 경기지사 선거 후 동업자인 김세의 가세연 대표와의 갈등으로 가세연에서 하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