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SM타운 소송 이어지는데…시장은 안 보인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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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 실시협약 해지 무효확인 등 소송 제기…협약이행보증금 반환·손해배상금 청구
창원 관가, ‘시장의 대응 리더십 부재’ 지적하는 목소리 나와

민선 8기 경남 창원시가 법원의 실시협약 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창원문화복합타운(창원SM타운)의 개관 또는 정상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가 소송을 당했다.

16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SM타운 사업 시행사인 ㈜창원아티움씨티는 창원지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실시협약 해지 무효확인 등 소송을 제기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 위치한 창원문화복합타운(창원SM타운) 전경. 2020년 완공됐으나 창원시와 SM엔터 측의 갈등으로 개관이 미뤄지고 있다.ⓒ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 위치한 창원문화복합타운(창원SM타운) 전경. 2020년 완공됐으나 창원시와 SM엔터 측의 갈등으로 개관이 미뤄지고 있다.ⓒ연합뉴스

창원SM타운은 창원시가 안상수 전임 시장 때 지역 한류 체험공간을 만들겠다며 추진한 민간투자 사업이다. 시행사는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35-2번지 일대 창원시 땅을 사들여 최고 49층짜리 아파트·오피스텔을 지었다. 시행사는 그 분양수익·자기자본 등으로 호텔과 공연장 등 한류 체험공간 등을 갖춘 지하 4층 지상 8층짜리 창원SM타운과 근처에 차량 510대가 주차하는 공영주차장을 지어 창원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또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설립한 법인으로 창원SM타운을 책임 운영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시행사는 창원SM타운과 공영주차장을 완공한 후 2021년 3월31일 창원시에 기부채납을 신청했다. 하지만 창원시는 그해 6월15일 창원SM타운을 제외한 채 공영주차장만 소유권이전등기 후 기부채납 절차를 완료했다. 창원시는 시행사가 창원SM타운 운영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 콘텐츠를 완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올해 3월22일 실시협약 해지를 발표했다.

시행사는 최근 창원지방법원에 낸 실시협약 해지 무효확인 등 소장에서 “창원시의 실시협약 해지는 근거가 없어 무효”라고 주장했다. 시행사는 그 근거로 시설 범위는 창원SM타운을 실제 운영할 법인의 세부운영계획에 따라 특정된다는 점, 변경 확약으로 창원SM타운 운영권을 창원시가 전속적으로 갖게 된 점 등을 함께 제시했다. 창원시가 실시협약 해지 근거로 제시한 사유가 타당하지 않고, 2017년 협약 변경 확약에 따라 운영에 필요한 세부 계획을 마련할 주체는 창원시라고 판단한 7월6일 가처분 재판부의 결정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또한 시행사는 자신들이 납부한 협약이행보증금 101억원을 창원시가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시행사는 실시협약 상 자신의 의무를 모두 이행했으나, 창원시가 협약이행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며 공영주차장 기부채납 신청이 완료된 2021년 5월6일부터 협약이행보증금 전액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창원시가 정당한 이유 없이 시행사에 해지를 통지하고, 협약이행보증금을 몰취하겠다는 통보도 했다”며 “이 또한 실시협약에서 정한 주무관청의 귀책에 의한 해지사유다. 창원시는 협약이행보증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시행사는 이어 창원시가 부담해야 할 우수저류조 기초보강공사비를 자신에게 전가했다며 손해배상금 5억원도 청구했다. 강진원 시행사 대표이사는 “이번 소장 접수단계에서는 전체 손해액 중 일부 청구했다”며 “추후 지속 증가하는 손해액을 특정해 청구취지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 건립된 창원문화복합타운ⓒ시사저널 이상욱 제공<br>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 건립된 창원문화복합타운 ⓒ시사저널 이상욱

“창원시장 리더십 전혀 보이지 않는다”    

창원시는 시행사의 제소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재 창원시의 창원SM타운 법적 분쟁 업무를 관리하는 부서는 투자유치단이다. 이 부서는 초창기부터 창원SM타운 사업 전반을 도맡아 왔기 때문에 소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창원SM타운의 운영 등 업무는 문화예술과가 맡고 있다. 하지만 투자유치단-문화예술과의 이원화된 체계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 업무를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행정 특성상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문화예술과의 개관 내지 정상화 업무는 한 발짝도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창원 관가에서는 “그래서 시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창원시의원은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데 실질적인 현장 사령관이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나서서 각 부서에 업무분장을 해 일사분란하게 대응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리더십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남표 신임 창원시장은 취임 전 인수위 시절 시행사와 법적 분쟁을 해결하고, 창원SM타운 사업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는 인수위와 별도로 현안 TF팀을 만들어 창원SM타운 사업을 검토했고, 개략적인 문제를 파악했다. 홍 시장은 최근 한 지역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7~9월 심층적인 문제점을 도출해내고, 10~12월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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