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할 땐 버튼만 ‘똑똑’…말없이 112신고 가능해진다
  • 박새롬 디지털팀 기자 (lovelyheidi950303@gmail.com)
  • 승인 2022.08.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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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말하기 어려운 상황의 폭력 피해자 등 고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시민들이 위급 상황에서도 쉽게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똑똑 캠페인’을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청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시민들이 위급 상황에서도 쉽게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똑똑 캠페인’을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청

피해 내용을 신고하기 어려운 위급한 상황에서, 말 대신 전화기를 ‘똑똑’ 두드리거나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112 신고 접수가 가능해지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시민들이 위급 상황에서도 쉽게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똑똑 캠페인’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신고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간에 있어 직접적 전화 신고가 어렵거나,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상황 등에서도 즉시 112 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신고자가 휴대전화를 툭툭 치거나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경찰이 112 신고로 간주, ‘보이는 112’ 링크를 신고자에 전송한다. 신고자가 문자를 받고 해당 링크를 누르면 경찰은 신고자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신고자 위치와 주변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신고자 휴대전화의 채팅 화면을 구글 웹 화면처럼 꾸며 신고한 사실을 가해자에게 노출하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경찰과 채팅을 나눌 수 있는 방식이다. 이같은 ‘보이는 112’ 서비스는 지난 1월부터 시행돼왔다. 경찰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신고 접수 방법을 휴대전화 두드림 등으로 더 다양화하기로 했다.

경찰 측은 “가정폭력이나 파트너 폭력 피해자의 경우 신고 전화를 걸고도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캠페인 도입 일정은 조율 중이다. 

그동안 피해자의 112신고에 경찰이 휴대전화 버튼음이나 두드리는 소리, 역할 위장 등으로 대응한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지난 2020년 11월 경남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가정폭력을 당하던 여성과 버튼음으로 소통해 구조에 성공했다. 당시 경찰은 101동부터 차례로 숫자를 부르면서 피해자가 해당 동에서 버튼을 누르게 하는 식으로 피해자 주소를 파악해냈다. 지난해 4월 서울 노원구에서는 한 여성이 늦은 밤 경찰에 세 차례 전화를 걸어 말 없이 끊거나 ‘모텔’이라고만 말했다가, 네 번째 전화에서 “짜장면 먹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위급 상황임을 파악한 경찰이 대화를 이어나가며 위치를 파악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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