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폭발사고’ 세탁기 전량 리콜 결정…배경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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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술표준원·소비자원과 안전 관련 협의 과정서 리콜 결정
삼성전자는 지난 22일부터 도어 강화유리 파손사고가 벌어진 세탁기 비스포크 그랑데 AI 제품에 대한 무상 리콜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부터 도어 강화유리 파손사고가 벌어진 세탁기 비스포크 그랑데 AI 제품에 대한 무상 리콜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최근 연이은 세탁기 폭발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내고 무상 리콜을 결정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폭발사고가 발생한 드럼세탁기 모델에 대한 무상 리콜을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사과문을 통해 “드럼세탁기 일부 모델의 도어 강화유리가 접착 불량 등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고객분들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의 세탁기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생산된 비스포크 그랑데 AI 제품이다. 이 기간 총 10만6173대가 생산돼 9만1488대가 판매됐다.

처음 세탁기 폭발사고가 알려진 건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글을 통해서다. 작성자는 글을 통해 방수 기능이 있는 이불 패드를 세탁하다가 ‘펑’ 소리와 함께 세탁기 문이 떨어져 나가고 세탁기 윗부분이 크게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같은 사고 사례가 속출했다. 사고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굉음과 함께 세탁기 강화유리가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충주에서는 임신 8개월 임산부가 세탁물을 세탁기에 집어넣다가 유리가 깨져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한 자체 분석 결과, 제품 생산 시 도어 커버와 외부 유리 부착 과정에서 커버 접착면에 이물질 등이 남을 경우 외부 유리의 이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더운 여름에 강화유리 깨짐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세탁기와 강화유리 사이의 접착제가 녹아내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강화유리가 세탁기의 진동을 견딜 수 없게 설계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초 삼성전자는 리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상으로 깨진 강화유리 교체 서비스를 진행하고 강화유리 이탈현상이 없는 경우에도 무상 사전점검을 해주겠다고만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환불이나 구매가의 일부를 보상금으로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들은 명확한 원인 설명이나 추후 대책 없이 무작정 보상만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대처는 잘못됐다며 반발했다. 특히 세탁기 유리 깨짐 피해를 당한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법무법인과 구체적인 소송 준비에 착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소비자원과의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리콜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삼성전자의 무상 수리 조치에 대해 주기적으로 진행현황을 점검·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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