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특별 세무조사…‘일감 몰아주기’ 논란 손보나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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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지분 100% 애경자산관리, 매년 수백억원대 일감 받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애경그룹 계열사인 애경산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애경그룹 계열사인 애경산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애경산업에 대한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경가(家)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논란이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최근 조사4국 요원들을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에 사전 예고 없이 파견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세무·회계 자료들을 예치했다.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4국은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애경그룹은 그동안 수위 높은 내부거래로 계속된 지적을 받아왔다.

물론 애경그룹이 마냥 내부거래 해소에 손을 놓고 있던 건 아니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기 직전인 2018년부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그해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장녀 채은정 전 애경산업 부사장이 지분 78.58%를 보유한 광고대행사 애드미션과의 거래를 끊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장 회장의 차남인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0%이던 한국특수소재를 또다른 계열사인 코스파에 합병시키기도 했다. 대기업집단에 올라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법’에 노출되기 전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애경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여전하다. 그 중심에는 애경자산관리가 있다. 오너 일가 지분율 100%인 애경자산관리는 AK홀딩스(45.08%)에 이은 애경산업 2대 주주(18.05%)다. 이 회사는 애경그룹 내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기업으로 지목됐다. 공정위도 앞서 2020년 말 애경자산관리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경자산관리는 비교적 최근까지 매출의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워왔다. 애경그룹이 내부거래 해소 노력을 시작한 2018년에도 전체 매출 649억원 중 78.29%에 해당하는 508억원의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2019년의 내부거래 비중도 75.79%(총매출 467억원-내부거래액 354억원)에 달했다.

다만 그 이듬해부터 애경자산관리의 내부거래 비중은 줄어들었다. 내부거래 규모는 기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외부 일감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서다. 그 결과 이 회사의 내부거래율은 2020년 33.30%(1064억원-321억원)에서 지난해 25.85%(1644억원-425억원)로 감소했다.

여기에 애경자산관리는 지난해 말 AK홀딩스가 설립한 자회사 에이케이아이에스에 시스템통합(SI) 사업 부문을 넘기는 구조조정 작업을 단행했다. 그 결과, 향후 애경자산관리의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은 여전하다. 오너 일가가 애경자산관리를 통해 직접 지배하던 SI 사업 부문이 ‘오너 일가→AK홀딩스→에이케이아이에스’ 형태의 간접 지배로 바뀔 뿐이라는 지적이다. 내부거래를 통한 이익이 한 다리를 건너 오너 일가에게 전달되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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