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대책, 10시까지 써내라”…서울교통공사 ‘긴급공지’ 빈축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9.1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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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지시로 각 사업소에 공지
누리꾼들 “보여주기식 행정”…공사 측 “현장 목소리 듣기 위함”
서울 중부경찰서는 9월14일 오후 9시께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사진은 9월15일 오전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의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중부경찰서는 9월14일 오후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사진은 9월15일 오전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의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스토킹 끝에 살해당한 가운데 서울교통공사 측이 재발방지 대책을 긴급히 제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영업사무소로 발송해 논란에 휩싸였다. 내부 직원들은 물론 누리꾼들조차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1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날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내부 각 영업사업소에 돌린 신당역 살인 사건 관련 긴급 공지사항 내용이 게재됐다. ‘재발방지대책 아이디어 제출 양식’이라는 이름의 문서 사진도 함께였다.

공사 측은 해당 공지사항에서 “신당역 여직원 사망사고 건 관련해 국무총리 지시사항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서 “사업소별로 내일(15일) 10시까지 의견을 제출해 주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상황이 어렵다. 사업소별 아이디어 동참에 꼭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함께 올라온 ‘신당역 사망사고 관련 재발방지대책 아이디어 제출 양식’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내용(아이디어)’과 ‘기대효과’를 적도록 표가 그려져 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신당역 사건과 관련해 “관계부처는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공사 측 대응으로 보여진다.

공사 공지사항을 접한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블라인드 이용자들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로 “전형적인 탁상행정” “딱 봐도 보여주기식. 이런 거 한두번 본 게 아니다” “관련 법을 고쳐야지, 아이디어가 무슨 소용이냐” “아이디어라는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울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려면 현장 직원들의 의견들을 취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현장 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의 공지와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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