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 흔들릴 가능성은 낮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열린 중·러 대면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에게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에서 진행된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정상의 첫 대면 회담이다. 그간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언급을 꺼려 왔는데, 그런 점에서 이날 시 주석이 전쟁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 이날 발언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주요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려 군대를 대거 철수시킨 시점에서 이어진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도 이날 드러난 중국과 러시아의 기류 변화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의 우려 언급을 인정한 점이 놀랍다”며 “우려 자체가 놀라울 일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그런 우려를 받아들일지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 관계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침략전쟁을 벌이는 도중에 열린 이번 회담도 그 밀착 관계의 한 사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정상회담의 분위기가 좋았다며 어떤 긴장감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정상회담 분위기가) 훌륭했다”라며 “국제상황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마지막으로 대면으로 만났던 2월4일 정상회담 당시, 양국의 ‘무제한적인 파트너십’을 공언하고 서로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으로부터 제재를 받자, 중국은 러시아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은 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협력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