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美 핵우산”에…김어준 “韓 멸망 시나리오가 어떻게 비전인가”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9.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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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만화책에나 나올 상황, 결정권 한국에 있지도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9월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월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확장력 대응책으로 '미국 핵우산'을 언급한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씨가 "극우 만화책에나 나올 상황이 어떻게 대통령의 비전인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씨는 19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북 정책 구상에 대해 "유사 시 미국핵을 사용하겠다고 했는데, 핵전쟁이 나면 남한은 살고 북한만 죽는 게 아니라 그냥 다 죽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상정하고, 계속 얘기하는 건 핵 전쟁이 난다는 얘기다. 그 시나리오는 한반도 멸망이라는 얘기"라며 "어떻게든 그렇게 안 되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어야지 '미국 핵을 쓰겠소'라는게 어떻게 비전이고 정책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윤 대통령의 구상 자체도 문제지만, '미국핵' 사용 결정 권한조차 한국이 갖고 있지 않아 현실성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미국 핵에 대한 결정권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에 있는데, 한국 대통령이 무슨 수로 그걸 사용하고 말고를 정하나"며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 '북한에 핵 좀 쏴달라'고 하면 미국이 쏴주나"고 꼬집었다. 이어 '핵  포기시 선제적 경제 지원'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하면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거라고 정말 믿는건가. 되지도 않을 소리를 대통령이 뉴욕타임스를 만나 하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고 탄식했다. 

김씨는 "대통령의 구상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 방향으로 가다보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구성원들한테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 모델은 다음 대통령이 참고 삼을 교훈을 남겼다"며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비록 하노이에서 멈췄지만, 구체적인 아젠다와 그에 기반한 희망이 있었다"고 전 정부와의 대북 정책을 비교했다. 

김씨는 "윤 대통령이 하는 말은 극우 만화책에 나오는 상황에, 미국 핵을 쓰겠다고 혼자 생각하는 것"이라며 "국민은 어떻게 하란 얘긴가. 미국핵을 쓸테니 안심하란 얘긴가"라며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비전도 없고 찬성·반대할 내용도 없다"고 맹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NYT와 인터뷰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확장된 억제력을 강화할 방안을 찾고 싶다"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미국과 함께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확장된 억제력에는 미국에 있는 핵무기뿐 아니라 북한의 핵 도발을 막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의 패키지가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비핵화를 선택한다면 밝은 경제적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 및 외교 정책을 "모호하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은 "예측 가능성을 추구하고 차별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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