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염병 전문가, 원숭이두창에 “외국인과 접촉 피하라” 논란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19 12: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리꾼들 “인종차별적이고 부적절한 권고” 반발
지난 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전염병 권위자가 원숭이두창 예방을 위해 외국인과의 피부 접촉을 피하라고 권고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의 수석 전염병학자인 우쭌위는 중국 본토에서 첫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보고된 다음날인 17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원숭이두창 감염 가능성을 막고 우리의 건강한 일상을 위해 1) 외국인과 피부 접촉을 하지 말라 2) 최근 3주 사이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과 피부 접촉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우쭌위는 또 낯선 사람과 피부 접촉을 하지 말 것, 호텔을 포함한 공공장소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일회용 변기 커버를 사용할 것 등을 권고했다.

SCMP에 따르면 우쭌위의 이같은 경고는 누리꾼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이라며 비판을 사고 있다.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웨이보 이용자는 “이 얼마나 인종차별적인가? 중국에 거의 10년을 살았는데 국경 통제로 가족을 못 본지 3~4년 된 나 같은 사람은 어쩌나”라고 반발했다. 또다른 누리꾼도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아직 중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다. 코로나19 초창기 이들(중국 내 외국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모두를 향해 ‘중국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우쭌위의 권고가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한 탓에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서 “(권고사항은)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피부 접촉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내 생각엔 전자를 의미한 것 같다. 그러나 외국인 손님을 만나면 악수는 불가피하고 버스에서도 피부 접촉을 피하기란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최근 본토 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나왔다. 지난 16일 중국 충칭 방역당국은 “최근 해외에서 입국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격리 중이던 주민이 발진 등 증세를 보여 검사한 결과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에서는 지난 6일 외국을 다녀온 30세 주민의 원숭이두창 감염이 확인됐으나, 중국 본토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충칭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충칭에 도착하자마자 격리됐기 때문에 전파될 위험은 낮으며, 밀접접촉자들을 격리해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