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왜덕산 위령제 찾은 하토야마 일본 전 총리…“무한 사죄해야”
  • 이현지 디지털팀 기자 (fyz6337@naver.com)
  • 승인 2022.09.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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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문화원·교토평화회 공동 주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고군면 왜덕산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고군면 왜덕산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명량해전 당시 전사한 일본 수군 유해가 안장된 전남 진도군 왜덕산을 찾아 “계속 사죄해야 한다”며 평소 소신을 밝혔다.

한국 진도문화원과 일본 교토평화회 공동 주관으로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고군면 왜덕산에서 위령제가 열렸다. 이날 위령제에는 하토야마 전 총리 등 한일 관계자 100여 명이 함께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추모사를 통해 “일본이 한때 한국에 아주 큰 고난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사죄는 고통 입은 이가 ‘이제 그만해도 됩니다’고 말할 때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인의 귀나 코를 베어 전공을 계산했지만 그 뿐만 아니라 무덤을 만들어 공양한 일본인들도 있다”며 “왜덕산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한국과 일본의 모든 사람이 소중히 여길 때 미래는 밝아질 것”이라고 양국 우호를 강조했다.

방미 출장 중인 김영록 전남지사도 이날 하토야마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입장문을 냈다. 김 지사는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기원한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일본은 자국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진심으로 사과하고 한일 양국간 화해와 공존의 분위기를 확대 조성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도군 고군면 내동마을에 있는 왜덕산은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어주었다’는 의미의 이름이다. 여기에는 1597년 울돌목에서 벌어진 명량해전 때 목숨을 잃은 왜군 수군들의 무덤이 있다.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 진도 백성들이지만 해변으로 밀려온 100구가 넘는 시신들을 수습해 양지바른 야산에 묻어줬다.

위령제를 공동 주최한 진도문화원와 교토평화회는 전날 함께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임진왜란·정유재란 과정에서 전사한 적군 유해를 서로 묻어준 양국의 역사를 주목하기도 했다. 이어 한·일 연구자들은 학술대회에서 왜군 유해를 묻은 왜덕산, 왜군이 전쟁 직후 베어 온 조선 백성의 귀를 매장한 일본 교토 귀(코)무덤을 주제로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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