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에만 공매도로 236억원 벌었다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09.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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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상위권 차지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지난해 5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 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지난해 5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 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공매도 수수료로 236억원이 넘는 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가 급락 시 공매도를 일시 정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60개 증권사의 3년 간 공매도 수입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는 공매도 수수료 수입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36억1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21년에 벌어들인 292억8000만원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서 주식을 매도한 후 싼 값에 다시 매수하여 주식을 상환하는 투자기법이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만 허용되고 있다.

공매도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올해 상반기 15조1422억6300만원으로, 지난해 15조8105억5200만원에 근접했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또한 지난해 54조8932억8700만원에서 올 상반기 42조1484억1500만원으로 지난해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올 상반기에만 64억4000만원의 공매도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31억5000만원), JP모간증권(29억9000만원), 메릴린치증권(26억5000만원) 등의 순으로 외국계 증권사 수수료 수입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13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투자(8억3000만원), 미래에셋대우주식회사(7억9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코스피는 지난해 7월 6일 종가기준 3305.21 최고가를 기록한 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공매도 부분허용이 재개되었는데, 그 이후 기관과 외국인은 국내 주식 하락에 베팅하며 공매도를 확대했고, 그 결과 증권사 수수료가 증가했다.

윤영덕 의원은 “공매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전면적 허용과 별반 차이가 없다.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종목들에 공매도가 허용되고 있고 많은 개인들이 우량주 중심의 주식 보유를 하고 있어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매도와 관련한 주식시장의 현실은 소총을 든 개인과 미사일로 무장한 외국인이 맞붙는 전투와 같다. 서킷브레이커와 같은 시장 안정 제도가 있지만 작동을 위한 변동 폭이 현실적이지 않고 시장이 다시 열리면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를 막을 길이 없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변동성이 큰 경우 금융당국이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중단시키는 것도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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