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유럽 가스관서 메탄가스 유출…“기록적인 양”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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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보도 “50만t 누출된 듯…美 최악 가스 사고 5배”
독일과 러시아 사이를 연결하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서 가스 유출이 일어난 27일(현지 시각)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에서 파동이 일고 있다. ⓒAP연합
독일과 러시아 사이를 연결하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서 가스 유출이 일어난 27일(현지 시각)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에서 파동이 일고 있다. ⓒAP연합

발트해 해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손으로 기록적인 양의 메탄가스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현지 시각)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학 기후학자 롭 잭슨 등 AP의 의뢰를 받은 미국 과학자 2명은 덴마크 정부 자료 분석 결과 최악의 시나리오상 가스관에서 유출된 가스는 7억7800만㎥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27일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서는 폭발로 추정되는 3건의 누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사고 지점은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지점이다. 서방은 가스 유출이 러시아의 사보타주(비밀공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에 반발하며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인해 바다와 대기에 배출된 메탄가스는 5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메탄 누출 사고로 꼽히는 미국 아리소 캐니언 가스저장소 천연가스 누출 사고 때 방출된 9만~10만t의 약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잭슨 박사는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이번 일을 저지른 자는 전쟁범죄로 기소돼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폴 발콤브 교수도 사고 해역 바다 표면에서 메탄가스 거품이 목격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가스관 파손으로 인해 메탄가스가 위쪽으로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가스관의 압력 상실은 이미 많은 양의 가스가 샌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가스 누출이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덴마크는 이번 사고로 인한 온실가스 방출량이 국가 전체의 연간 방출량 약 3분의1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붓짜우 덴마크에너지청 대표는 이번 가스관 파손으로 인한 누출량이 덴마크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2%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덴마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4500만t이었다.

붓짜우 대표는 이어 파손된 가스관에서의 가스 누출이 내달 2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가스관의 상태를 살피러 전문가들이 내려갈 수 있는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가스가 누출되는 한 그곳은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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