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한 러시아인 최소 20만 명…탈출 단속 정황도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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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국경 지역에 차량 통제·징집센터 설치”
러시아인들이 28일(현지 시각) 러시아-조지아 국경의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타스연합
러시아인들이 28일(현지 시각) 러시아-조지아 국경의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타스연합

러시아에서 부분 군 동원령이 내려진 후 해외로 떠난 러시아인의 수가 최소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각) 러시아 인접 국가들의 통계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러시아와 접경한 나라는 중국과 북한,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조지아, 카자흐스탄 등 14개국에 달한다.

이 중 현재까지 공개된 통계만 봐도 카자흐스탄에 9만8000명, 조지아에 5만3000명, 유럽연합(EU)에 6만6000명으로, 최소 21만7000명의 러시아인이 자국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모든 러시아 접경국이 입국자 통계를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아니라서, 이주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가제타는 지난 21~24일에만 자국민 26만 명이 해외로 출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부분 군 동원령이 탈출 행렬의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 모스크바에서 육로를 통해 조지아로 넘어온 버스 운전사 알렉산드르 올레이니코프는 NYT에 “현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에 떠났다”며 “내가 아는 많은 사람은 전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에서 조지아로 탈출한 알렉산드르 카미센체프도 “국경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고,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무서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국경을 닫길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저항 시위가 뒤따를 수 있어 사람들이 떠나도록 허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NYT는 러시아인의 탈출 행렬에 대한 단속이 시작되려는 정황이 있다고 소개했다. 조지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서남단 지역 북오세티야 자치공화국은 최근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지역에 경계령이 발동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조지아로 통하는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에 징집센터가 설치됐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군 징집국’이라는 표식이 붙어 있는 검은색 밴 차량도 사진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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