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령 부부, 러시아와 내통하려다 FBI에 덜미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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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민감 의료정보 유출 시도…8월 말 실제로 넘기기도
한 미군 병사가 21일(현지 시각) 폴란드 남동부 노와 데바의 군사 훈련 지역에서 폴란드 제18기계화사단 전 부대와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 부대가 참가한 가운데 군사 훈련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EPA연합
한 미군 병사가 21일(현지 시각) 폴란드 남동부 노와 데바의 군사 훈련 지역에서 폴란드 제18기계화사단 전 부대와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 부대가 참가한 가운데 군사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EPA연합

미국에서 전직 육군소령 부부가 미군의 의료 데이터를 러시아 측에 넘기려다가 연방수사국(FBI)에 붙잡혔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전직 소령이자 노스캐롤라이나주(州)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의 의사였던 제이미 리 헨리와 마취과 의사인 그의 부인 애나 가브리엘리안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미군 기지 내 환자의 건강 정보를 불법으로 공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가 미국 정부·군대와 관계있는 개인의 의료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같은 정보를 제공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같은 유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당국자로 위장한 FBI 요원에게 덜미를 잡혔다.

먼저 러시아 정부 관계자로 가장한 FBI 요원을 처음 만난 것은 아내인 가브리엘리안이었다. 가브리엘리안은 8월17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한 호텔에서 요원에게 “러시아에 대한 애국심에 의해 동기부여 됐다”며 “해고되거나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할 수 있는 한 러시아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훈련 등에 대한 정보를 남편 헨리가 갖고 있다며 남편을 계획에 끌어들이겠다고 자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날 오후에 이어진 또다른 만남에서 남편인 헨리 역시 요원에게 자신도 러시아에 충성하고 있으며, 러시아 군대에 자진입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헨리는 그 자리에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증오를 표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인들을 대리인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이날 FBI 요원에게서 ‘수족관 안에서: 러시아 최고의 스파이 만들기’라는 책까지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남편 헨리는 미군 의료 정보 제공이 의료정보보호법(HIPAA)을 위반한다며 정보 제공을 망설였으나, 아내 가브리엘리안은 헨리를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가브리엘리안은 실제로 8월 말 전·현직 군 관계자와 그 배우자들에 대한 정보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헨리는 가택연금에 처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브리엘리언 측 변호인은 사건에 대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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