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첫 일성은 ‘노란봉투법’ 저격…“韓노조 최강성, 문제 많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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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 손배소 옳지 않아…강성노조 5% 때문에 나머지 피해”
윤석열 대통령이 9월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월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상당히 문제가 많은 법"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일방적으로 강성 노동조합에만 유리한 법으로 개정하면 국민적인 합의를 못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사노위는 정부가 노동자, 사용자 단체와 함께 고용노동 정책을 협의하고 대통령에게 정책 자문을 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 논의를 주도할 당사자로서 노란봉투법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야권 및 노동계와 충돌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손해배상 소송(손배소)으로 인해 지나친 피해는 없도록 해야겠지만, 무조건 손배소를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은 해법"이라며 "노와 사, 우리 국민이 함께 상생해야지 강성노조 5% 때문에 95% 노동자는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노조는 최강성이어서 세계에서 강성 노조를 공부하러 오기도 한다"며 "5%의 강성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고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자 모두를 위한 경사노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개정안이다.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손 잡고 이번 정기국회 7대 입법과제로 꼽고 있다. 반면 정부·여당은 노란봉투법이 기업의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고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불법파업·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한다.

김 위원장은 '보수 정부의 노동 개혁은 사람을 쉽게 해고하고 기업에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에 "그런 점도 있다"면서도 "민주노총 5%, 한국노총 5%를 제외한 90%의 노동자는 굉장히 어렵게 지내는데, 이런 분들의 이익도 같이 발전시켜 나가야지, 조직된 노동자들의 강성 목소리만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이 전체적으로 이익이 많아져 나눠 먹을 파이가 커져야 노사가 다 상향된다"며 "커진 이익을 공평하게 나눠서 국민이 전체적으로 잘 사는 노사 관계를 만들어보자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윤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회사가 아주 어려워져서 국민의 돈이 7조원 이상 들어갔는데, 이런 데서 계속 파업하면 국민 전체에 손해를 끼친다는 우려를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오는 4일 오전 10시 취임식을 하고 경사노위원장으로서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장관급인 경사노위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윤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임명하면서 야당과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그가 '반(反)노조' 성향의 극우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김문수티브이(TV)》를 통해 '불법 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는 영상을 올리고 "노동자들이 손배소를 가장 두려워한다. 민사소송을 오래 끌수록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가정이 파탄 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트진로 화물기사들의 파업을 두고는 "노동해방이라는 것은 하이트진로를 빼앗아 국유화시키자는 것 으로 사유재산 제도를 없애서 노동자들이 해방되도록 하는 사회주의·공산주의자들의 구호"라며 노동자들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1995년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후보로 부천 소사구에 출마해 15대 국회에 입성했고, 16대·17대 총선서도 내리 당선됐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됐고, 2010년 연임에 성공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 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등 탄핵 반대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였던 2020년에는 전광훈 목사와 극우 성향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고 대표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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