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해남 울돌목이 들썩였다”…돌아온 명량대첩 축제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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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돌목의 신화’ 명량대첩 축제 3년 만에 대면행사로 부활
기존 틀에서 벗어나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축제로 발돋움
“내외국인 15만 모아 글로벌축제 발판 마련”…일부 겉치레 행사도 여전
​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부활한 명량대첩 축제는 전남 진도‧해남 울돌목 일원에서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라는 주제로 10월 2일까지 3일간 펼쳐졌다. 울돌목 진도대교 야경을 배경으로 개막식이 열린 진도 녹진 축제장 주무대 ⓒ시사저널 정성환​
​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부활한 명량대첩 축제는 전남 진도‧해남 울돌목 일원에서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라는 주제로 10월 2일까지 3일간 펼쳐졌다. 울돌목 진도대교 야경을 배경으로 개막식이 열린 진도 녹진 축제장 주무대 ⓒ시사저널 정성환​

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대면행사로 부활한 명량대첩 축제는 전남 진도‧해남 울돌목 일원에서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라는 주제로 10월 2일까지 3일간 펼쳐졌다. 명량대첩축제는 1597년 9월 이순신 장군의 조선수군과 전라도 어민이 울돌목에서 일본 수군을 물리쳐 세계사에서 빛나는 명량해전 기념하는 축제다. 

올해 명량대첩축제는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기획과 3년간 기다린 높은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전남도는 지난 주말 진도와 해남 울돌목 일대에서 열린 명량대첩축제가 대형 스크린을 활용한 해전 재연 행사와 드론쇼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15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축제로의 성장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자평도 나온다. 전남도는 지난 2일까지 3일간 진도와 해남 울돌목 일원에서 열린 명량대첩축제가 첫 미디어 해전재현과 드론쇼 등 공감콘텐츠를 통해 전국에서 15만여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며 글로벌 축제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9월 30일 오후 ‘2022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란 주제로 진도 녹진관광지 및 해남 우수영관광지에서 열린 ‘2022 명량대첩축제’ 개막 퍼포먼스에서 출정식 출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전남도​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9월 30일 오후 ‘2022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란 주제로 진도 녹진관광지 및 해남 우수영관광지에서 열린 ‘2022 명량대첩축제’ 개막 퍼포먼스에서 출정식 출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전남도​

무엇보다 기획력이 돋보인 축제였다는 평가다. 2008년부터 13회째 개최한 명량대첩축제는 출정식, 해전재현 등 대표 프로그램이 큰 변화없이 정체됐다는 지역민과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다. 2008년부터 14회째 개최하는 이번 축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총연출을 맡았던 양정웅 감독을 총감독으로 선임하면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축제로 펼쳐졌다. 전남도는 축제의 메인인 개막식을 야간에 개최하고 최첨단 ICT를 활용한 미디어 해전재현과, 300여대의 드론을 활용한 일자진 쇼, 이날치 밴드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로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미디어축제로서의 가능성도 선보였다.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 중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프로그램은 미디어 해전이었다. 명량대첩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해상전투는 지금까지 어선을 동원해 어민들이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어민들의 안전 등이 우려됐다. 이번에는 진도 주 무대에 가로 20m, 세로 5m의 베니쉬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해상전투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했다. 

​​9월 30일 오후 ‘2022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란 주제로 진도 녹진관광지 및 해남 우수영관광지에서 열린 ‘2022 명량대첩축제’에서 드론이 불꽃을 분출하며 일자진을 재현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9월 30일 오후 ‘2022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란 주제로 진도 녹진관광지 및 해남 우수영관광지에서 열린 ‘2022 명량대첩축제’에서 드론이 불꽃을 분출하며 일자진을 재현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다양한 야간볼거리는 체류형 관광축제 모델을 제시했다. 청명한 가을 밤하늘을 수놓은 일자진을 재현한 드론쇼는 압권이었다. 300여대의 드론이 울돌목 밤바다 상공을 날아 명량대첩 당시 열두 척의 배가 용맹하게 맞섰던 ‘일자진’을 연출했다. 이순신 장군의 형상과 판옥선에서 불꽃을 장착한 포를 발사하는 장면에선 관광객들의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축제장에는 이순신 동상과 판옥선에 조명과 라이트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를 구현해 야간에 특색 있고, 감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울돌목 일원에서의 품격 높은 공연예술의 성공 가능성도 엿보였다. 개막식 직 후 열린 ‘범 내려온다’의 이날치 밴드 공연에선 전국에서 찾아온 다양한 연령층이 노래를 따라 하며 흥겹게 관람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방문해 야간 공연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여기에 국악공연·강강술래·명량버스킹·진돗개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도 관광객들 발길을 붙잡는데 한몫했다.  

전주에서 온 관광객 이철수 씨는 “이번 축제의 백미는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야간공연이었다”며 “울돌목 주변에 비록 규모면에선 작더라도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공연장을 갖춰 품격 높은 공연을 수시로 선보인다면 체류형 관광객 유인으로 주변 관광지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30일 오후 6시 ​30분 개막식 식전 행사로 열린 전남도립국악단의 국악공연 ⓒ시사저널 정성환​​
​9월 30일 오후 6시 ​30분 개막식 식전 행사로 열린 전남도립국악단의 국악공연 ⓒ시사저널 정성환​​

이처럼 관람객들의 안목은 높아가는 데에 비해 일부는 나열식의 수준 낮은 행사 면모도 여전했다. 여기에 미디어축제라는 전체 행사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먼 이질적인 행사도 끼어있어 산만함과 함께 형식치레 차원의 연례행사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또 어린이마술공연 체험 등을 제외하곤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부족한 것도 옥에 티였다. 

김영신 전남도 관광문화체육국장은 "올해 명량대첩축제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내국인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이 참여해 세계인의 축제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축제에 참여한 지역주민과 관광객, 전문가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아쉬운 점과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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