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형배, 김 여사 논문 ‘일괄 서명’ 지적하더니…본인 논문도?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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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S 등재된 민형배 석사 논문, 심사위원 자필 아닌 ‘타이핑 날인’
의원실 “30년 전이라 기억 안나”…전남대 “해당 논문 원본 맞아”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교육부 등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교육부 등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논문의 ‘심사위원 동일 필적’ 논란을 제기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본인도 비슷한 의혹에 휩싸였다. 민 의원의 석사 논문에서 심사위원들의 이름이 자필 대신 타이핑으로 일괄 기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민 의원은 4일 국정감사에서 “논문 심사위원 이름을 한 사람의 수기 또는 타이핑으로 적는 것은 일반적인 절차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여사를 겨냥했던 ‘논문 부실 서명’ 의혹이 자신을 향하자, 민 의원 측은 “30년 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놨다.

5일 RISS(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민 의원은 1987년 전남대 대학원 사회학 석사학위 논문으로 《상업적 농업의 전개와 농업기계화에 따른 농민의 계급적 성격변화》를 등재했다. 해당 논문 2페이지 하단부에는 당시 심사위원들의 자필 기명 대신 타이핑과 날인이 함께 기재돼있다. RISS에 올라온 민 의원의 2003년 동일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지역 신문시장 구조변화와 지방신문의 문화정치: 1990년대 광주 사례를 중심으로》에 심사위원이 수기로 쓴 이름과 날인이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민 의원이 강조해온 ‘논문의 공인된 형식’과 배치되는 결과다. 민 의원은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의 형식을 지적하며, 논문을 심사한 심사위원 성명을 일괄 기재하는 것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2일 민 의원은 김 여사 박사논문에서 심사위원 5명의 서명을 감정한 결과, 모두 한 사람이 쓴 필적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논문은 내용·형식 모두 함량 미달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일갈했다. 민 의원은 “자격 없는 논문으로 시민을 기만한 김 여사와 심사위원, 권력 비호에 바쁜 국민대는 하루빨리 진실을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민 의원은 4일 국정감사 질의 중에도 본인의 박사논문을 형식상 올바른 예로 들며 “심사위원 이름을 (한 사람의) 수기 또는 타이핑으로 하는 것이 어떻게 일반적 절차냐”고 교육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RISS에 등재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석사(왼쪽)과 박사(오른쪽)학위 논문이다. 석사논문의 경우 심사위원의 자필 대신 타이핑 기명과 날인이 들어가 있다. ⓒRISS 논문 캡처본
RISS에 등재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석사(왼쪽)과 박사(오른쪽)학위 논문이다. 석사논문의 경우 심사위원의 자필 대신 타이핑 기명과 날인이 들어가 있다. ⓒRISS 논문 캡처본

관련해 민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민 의원이 30년 전이라 (RISS에 올라온 석사 논문이 원본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며 “당시 컴퓨터가 없어서 레포트를 수기로 작성했던 기억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남대 도서관에 RISS의 석사 논문이 원본이 맞는지 문의해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시사저널은 전남대에 RISS에 올라온 민 의원 석사 논문의 원본 진위 여부를 물었다. 이에 전남대 도서관 관계자는 관련 논문이 “확실한 원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논문 1장에 ‘열람비치용’ 문구도 있고 ‘도서관 열람번호’도 자필로 기재돼있다. 또 (심사위원 명단) 타이핑 옆에 날인도 들어가 있는데, 이는 원본이란 증거”라며 “우리는 심사 완료된 논문 납본을 그대로 받는다. 도서관에 비치된 상태도 보니 진위 여부는 원본이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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