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사용 임박?…美, 방사선병 치료제 대량 구매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0.0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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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액 4100억원…美 “핵 비상 상황 대비해 구입”
2022년 4월20일(현지 시각) 사르마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AP연합
2022년 4월20일(현지 시각) 사르마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AP연합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미국이 방사선병 치료제를 대량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는 자국 제약사 암젠의 급성방사선증후군(ARS) 치료제 ‘엔플레이트’를 2억9000만 달러(약 4100억원)어치 구매했다고 밝혔다. 미 복지부는 엔플레이트를 사들인 배경에 대해 “핵 비상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선병’이라고도 불리는 ARS는 고선량의 방사선에 전신이 노출될 경우 매우 짧은 시간 내에 내부 장기에 방사선이 침투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는 병으로,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 경우 잠복기를 거치며 림프구·혈소판 등이 파괴되는데, 엔플레이트는 여기서 혈소판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ITP) 치료제다.

미국 정부가 이 치료제를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텔레그래프는 미국 정부의 이번 방사선병 치료제 구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이뤄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군 동원령을 발동하면서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다만 미 복지부는 이번 구매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 대변인은 텔레그래프에 “방사성 물질로 인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서 치료제 비축은 과거부터 해 왔다”며 “우크라이나의 상황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빨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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