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선물 7조원대 ‘이상 외화송금’ 정황 포착…금감원, 조사 확대
  • 이현지 디지털팀 기자 (fyz6337@naver.com)
  • 승인 2022.10.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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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김치 프리미엄 노린 듯”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선물회사인 NH선물에서 50억4000만 달러(약 7조2000억원)에 달하는 이상 외화송금 거래 정황을 포착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다.

금감원은 8일 최근 NH선물에서 거액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가 발생한 정황을 인지하고 지난달 19일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사 과정에서 자금 흐름 추적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 법인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 혐의를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과 공유 중이다.

금감원은 외국인 투자법인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가상자산 차익거래 목적으로 외화송금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선물사나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거래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점을 이용한 차익거래다.

이상 외화송금액 규모는 50억4000만 달러(7조1500억원)로 파악됐다. 이는 2019년부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인출한 자금을 위탁 계좌를 통해 외국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로 송금한 액수다.

중국 국적의 외국인 투자법인 대표는 원·달러 선물거래 명목으로 NH선물에 법인 명의의 위탁 계좌를 개설하여 이상 외화송금을 행했다. 구체적인 방식을 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인출된 자금을 외국인 투자법인 계좌로 모아 NH선물에 개설된 법인 위탁 계좌로 이체해 NH선물의 은행에 개설된 투자 전용 대외 계정으로 외국인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로 송금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에서 NH선물의 법인 위탁 계좌로 송금해 환전한 뒤 외국 투자법인의 국내 계좌로 이체해 다수의 개인 등을 거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송금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거래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중개업자를 통해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가상자산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국환거래법에 의한 자본거래 관련 규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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