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핵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세계가 당장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 관리들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 사회를 준비시키기 시작했다”며 “그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아직 그것(핵무기)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의사소통하기 시작했다”며 “그들 자신도 핵무기를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핵무기에 대해 얘기가 나오는 것조차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의 위협이 ‘지구 전체에 대한 위험’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함으로써 이미 핵 위협의 한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세계가 제재 패키지를 제대로 이행해 러시아군이 원전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앞서 논란이 된 자신의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서는 ‘공격’이 아니라 ‘제재’를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전날(6일)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와의 영상 회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막을 방법에 대해 “러시아의 핵 공격을 기다리기 전에 그들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있도록 ‘선제 타격’(preventive strikes)을 가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 측은 “또 다른 세계대전을 시작하자는 요구”, “묵과하지 않겠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사용한 우크라이나어가 오해를 받은 것이라면서 ‘핵 선제타격’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선제적 발차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라며 “(우크라이나어를 영어로) 번역한 이후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대로 받아들였고, 다른 방향으로 다시 번역하기 시작했다”며 러시아가 논란을 만든 것이라 비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핵 위협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앞서 9월21일(현지 시각) 부분 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파괴수단이 있다. 영토 보전이 위협받을 경우 러시아와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전날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재의 핵전쟁 위험이 1962년 쿠바 미사일 이후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