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크리에이터] 대중과 호흡하는 영화평론 ‘라이너의 컬처쇼크’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8 12:05
  • 호수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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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22 차세대리더' 100인]
[인터뷰] 차분하게 촌철살인 날리는 영화 평론 유튜버 '라이너'…"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해요"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유튜버 중에서 영화평론가로서 입지를 굳힌 사람을 꼽자면 ‘라이너’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그는 2017년 영화 전문 유튜브 채널 ‘라이너의 컬쳐쇼크’를 개설한 뒤 지금까지 500편에 달하는 영화를 리뷰해 왔다. 차분하지만 때론 날 선 목소리로 영화를 ‘인수분해’하는 모습에 20만여 명이 채널 구독 버튼을 눌렀다.

라이너는 문학도 출신으로 작가의 길을 걷고 싶었지만 생계를 위해 유튜브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이제는 연단과 라디오, 팟캐스트 등을 넘나드는 유명 평론가로 주목받고 있다. 고정 출연 프로그램만 5개에 달한다는 그는 틈틈이 책과 칼럼도 쓰고 있다. 10월11일 서울 금천구 스튜디오에서 라이너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시사저널 박정훈

영화평론에서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나.

“평론할 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의사를 잘 전달할까’ 하는 것이다. 비평이란 장르는 모든 문학작품이 그렇듯 객관적일 수 없다. 따라서 주관적 감상과 주관적 언어가 많이 개입된다. 이에 대한 대중의 공감을 얻으려면 쉬운 단어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게 최우선이다.”

그렇다면 좋은 영화를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은 뭔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정해진 기준은 없다고 답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영화가 되기 위해 특정 조건을 충족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렇게 표현할 수는 있겠다. 영화관을 나와서 집까지 갈 때 풍경이 기억나지 않게 하는 영화. 그런 영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영화 리뷰 영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나.

“영상은 말로 구성된 콘텐츠지만 영화 비평은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영상도 엉성할 수밖에 없다. 우선 영상을 위한 스크립트를 원고지 30~40장 분량으로 쓴다. 글 쓰는 시간만 대여섯 시간이 걸린다. 그 외에 필요하다면 관련 자료를 수집한다. 또 가급적 언론간담회에 참석해 영화의 숨은 뜻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시간과 영상 편집·녹음 시간까지 고려하면 족히 3일은 걸린다.”

다른 영화평론 유튜버들에 비해 자신이 지닌 강점이 뭐라고 보나.

“요즘 영화평론 유튜버들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기성 영화평론가들을 보면 대중과 괴리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너무 전문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단어를 많이 써서 잘 와닿지 않는다. 대중과 호흡하지 않는 평론가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그에 비해 나는 좀 더 쉬운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살아있는 단어’를 쓴다고 말하고 싶다.”

향후 크리에이터로서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영화 리뷰는 지금처럼 하되 영화 관계자 인터뷰를 늘려 가려고 한다. 나아가 창작을 할 생각이다.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웹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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