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보수’라는 무한도전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보수 텃밭에 계신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국민의힘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한다. 제가 저희 당의 수많은 정치인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확장성이 필요한 정치인이다. 국민의힘이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
‘왜 당을 향한 쓴소리를 멈추지 않는가’라는 시사저널 질문에 돌아온 답이다. ‘호남 보수’ 천하람의 무한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지난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던 그는 다음 총선에서도 이 어려운 도전을 계속할 예정이다.
순천에서 가족들과 살며 방송 출연 등을 위해 서울 출장을 자주 다니는 그는 최근 호남에서의 냉랭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천하람이란 개인에 대해서는 반갑게 맞아도 주시고 인사도 해주시지만, 몸으로 체감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은 추락하는 지지율보다 더 차갑다는 설명이다. 그가 정부·여당의 실세들은 물론 대통령에게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결국 정당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당의 얼굴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게 최고의 방법이고, 결과적으로는 그게 자신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호남 보수’의 무한도전이 조금씩 굳건한 벽에 균열을 내고 있는 걸까. 그는 재작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세대 리더에 선정됐다. 세상이, 민심이, 그를, 그의 진정성을 주목하고 있다는 증거의 하나일 터다. “저는 가끔은 설득당하는 정치인이 되려고 한다. 진영논리나 당론에 갇히지 않고 설득할 때는 하고, 또 설득을 당할 때는 당하는 정치인이 된다면 국민이 바라는 ‘덜 싸우는 정치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천하람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