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 첫 2년 차 신인왕, 성장하는 ‘노력파 천재’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지난 시즌(2021~22) 한국농구연맹(KBL) 프로농구에서 사상 첫 ‘2년 차 신인왕’이 탄생했다. 196cm의 장신 가드 이우석(24)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고려대 3학년을 마치고 ‘얼리 드래프트’로 지난해 2월 울산 현대모비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지만, 부상으로 15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KBL은 2020~21 시즌부터 ‘첫 시즌에 출전 가능 경기의 절반 미만으로 뛴 2년 차 선수’까지 신인상 대상을 확대했고, 이우석은 첫 수혜자가 됐다.
대상 확대가 없었다면 수상하지 못했겠지만, 이우석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실력만으로 최고의 신인에 올랐다는 점엔 이견이 없다. 그는 52경기에 출전해 평균 12.0점, 3.2어시스트, 4.2리바운드, 0.9스틸을 기록했다. 이우석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196cm의 큰 신장, 빠른 스피드, 운동능력, 볼핸들링, 돌파 등 많은 능력을 갖췄다. 그는 포인트가드, 슈팅가드를 넘나든다. 스몰포워드도 소화 가능하다. 수비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사실 이우석은 ‘노력파 천재’다. 시즌 중 슬럼프도 있었다. 그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썼다. 노력의 결과로 미드레인지 점프슛을 장착한 이우석의 공격력은 더 매서워졌다. 그는 여전히 고민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되는 2022~23 시즌에서도 농구 팬들은 이우석의 더욱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 이우석은 신인을 넘어 팀의 에이스, 한국 농구의 미래로 주목받는다. 어깨가 무거울 만도 하다. 그러나 그는 즐기고 있다. 이우석은 수줍게 웃으며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걸 실감하니까 기분도 좋지만, 책임감도 생기고 부담감도 있다. 그러나 즐기려고 하고 있다”며 “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연습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우석은 앞으로 ‘오뚝이’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마냥 좋은 날만 있지는 않더라. 항상 시련과 힘든 순간이 찾아오는데, 빨리 털어버리고 오뚝이처럼 다시 올라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좀비 같은 느낌이다(웃음).”
시사저널 차세대 리더로 선정됐다.
“영광스럽다. 아직 차세대 리더라고 하기엔 많은 부족함이 있다. 팀원, 동료들이 그 부족함을 많이 채워줬고, 감독, 코치님들이 믿고 기용해 주셔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역대 최초로 2년 차 신인상을 탄 소감도 궁금하다.
“제도가 바뀌었다는 얘길 듣고 최초가 되고 싶었다. 경기에서도 그 간절함으로 임했다. 또 제 주위의 (하)윤기나 (이)정현이나 (이)원석이 같은 쟁쟁한 승부사들과 경쟁해 더 자극을 받고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다.”
꼭 보강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팀원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필요할 것 같다. 또 지난 시즌 3~4쿼터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들이 있었는데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을 많이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새 시즌에 나서는 목표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또한 우리 팀을 6강에 진출시키고 봄 농구(플레이오프 진출)를 해보고 싶다. 항상 매년 갖는 목표지만 우승을 꼭 하고 싶다. 외부에선 하위권이라고 판단하지만, 우린 항상 높게 올라섰다. 이번에도 그럴 거란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