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폐기물 조사 나선 ‘쓰레기 수거 단체’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제주도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단체가 있다. 20대 시절 제주 해양 쓰레기 수거단체 ‘디프다 제주’를 만든 변수빈(33) 대표 이야기다. 2018년 9월 바다를 자주 가는 친구들이 만든 모임이, 어느덧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단체로 커졌다.
변수빈 대표를 비롯한 운영진은 자신들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양의 해양 쓰레기가 있음을 체감했다. 그래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단체를 키우게 됐다. 단체가 본격적으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기 시작한 것은 설립 이듬해인 2019년부터다. 바닷속은 물론, 해변가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었다. 단체는 한 달에 10번 이상 수거 활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 활동지는 제주지만, 다른 단체와 연합해 강원도 속초 등 타 지역 활동에도 나섰다. 보통 10명이 수거 활동을 할 때 나오는 해양 쓰레기는 30포대 정도라고 한다.
운영진은 매번 쓰레기 문제를 체감했다. 변 대표는 “‘쓰레기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해양 쓰레기가 많아, 한 번도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다 줍고 나온 적이 없다”며 “세 명이 한 시간 동안 페트병 600개를 수거할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경우 서쪽으로 쓰레기가 많이 몰린다고 한다. 그래서 이 단체는 제주도 서쪽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올해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해성 폐기물을 조사하는 작업이다. 변 대표는 “의료 폐기물이나 농약병 등 바다 생태계에 위협이 되는 쓰레기도 많이 발견된다”며 “이를 조사하고, 전문가 자문도 받으면서 데이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데이터가 향후 연구자료 등 정책적으로 사용되길 이 단체는 기대하고 있다. 당초 미술교육학을 전공한 뒤 미술관에서 일했던 변 대표. 그는 현재 프로젝트 진행에 여념이 없다며, 유해성 폐기물 조사에 대한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