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크리에이터] 연애학 석사 ‘백설마녀’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8 12:05
  • 호수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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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22 차세대리더' 100인]
이성의 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보는 연애 전문 유튜버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시사저널 최준필

최근 일본에선 20·30대 남성 중 ‘모태솔로’(한 번도 연애해본 적 없는 사람)가 37.6%라는 정부 조사가 발표됐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 인구포럼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새 이성을 만나지 못했다는 청년의 비율은 78.1%로 나타났다. 급격한 물가 상승과 독자적인 생활습관 등이 연애의 장벽을 높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애하기 힘든 환경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연애는 해야 해요.” 연애 유튜버 ‘백설마녀’가 10월12일 서울 마포구 스튜디오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얘기했다. 자칭 ‘연애학 석사’인 그는 실제로는 남학생들로 가득한 공대를 나왔다. 졸업 후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했을 때도 남성들 틈바구니에서 11년을 일했다. 그러는 동안 남성의 사고방식과 이성관계에 대해 수많은 간접 체험을 했다고 한다. 원래부터 사람 심리에 관심이 많았던 백설마녀는 “이성끼리 오해의 간극을 줄여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2019년 회사를 다니던 도중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지금은 퇴사한 뒤 전업 유튜버로 데뷔했다.

연애라는 분야에는 자격증이 없다. 연애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도 공식적인 기준을 통과한 게 아니다. 백설마녀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그의 연애관에 공감하는 구독자는 26만 명에 이른다. “팩트폭격” “사이다” 등의 댓글도 쏟아진다. 백설마녀는 “굉장히 현실적인 성격이라 생각이 확고해지면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발언에 대해 조심하는 편이지만 ‘더 빨리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나도 일찍 결혼했을 것’이라며 공감하는 구독자분도 있어 힘을 얻곤 한다”고 덧붙였다.

백설마녀는 연애 유튜버로서 자신의 차별점에 대해 “연애를 졸업한 것”이라고 했다. 회사원 시절 결혼해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는 “결혼 사실을 공공연하게 얘기하니까 연애 얘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환경과 각자의 가치관을 고려해 결혼을 하라 마라 강요하진 않지만, 신체적·정신적으로 결혼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럼 그 시작인 연애를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백설마녀는 “일단 사귀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 그럼 사귀는 건 어떻게 해야 할까. “남자든 여자든 소개를 많이 받기 위해 관계를 넓혀 나가야 하고, 소개로 좋은 사람을 만날 자신이 없다면 적극적으로 이성에게 대시해야 해요.” 이런 측면에서 그는 즉석 만남인 소위 ‘헌팅’도 꺼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사진과 소개가 거짓일 확률이 높은 앱과 달리 헌팅은 적어도 현실세계의 이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설마녀는 “연애나 결혼 얘기는 할 만큼 한 것 같다”며 “앞으로는 부모자식이나 친구, 동료 등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다”고 했다. 직장생활과 연애, 결혼, 출산까지 모두 겪은 그의 삶과 맞닿아 있는 관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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