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정치] 양향자 반도체산업특위 위원장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7 08:05
  • 호수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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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22 차세대리더' 100인]
“반도체 경쟁력 상실하면 新식민지로 전락”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혈혈단신. 양향자 의원은 무소속이다. 혼자 일해야 한다. 그런데 존재감은 일당백이다. 전 세계가 사활을 건 기술전쟁, 특히 반도체 전쟁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처럼 뛰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 그보다 반도체에 대해 더 잘 아는 인물은 없다. 그는 삼성전자 최초의 상고(商高) 출신 여성 임원(상무)이었다. 2016년 1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정치권으로 영입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패권국가 도약은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라면서 “과학기술 경쟁력을 상실하면 우리는 신(新)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호국신기(護國神器·나라를 수호하는 신의 무기)’라고 불린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 주도권을 넘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최강의 기술력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 이 일에 정치인 양향자의 모든 것을 내던질 각오가 돼있다”고 했다. 

ⓒ양향자 의원실 제공
ⓒ양향자 의원실 제공

“반도체에는 정파가 없다”며 지난 6월 여당 소속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에는 여야도, 이념도 없다. 저는 국회의원 300명 중 반도체 산업의 태동기부터 30년간 현장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해온 유일한 정치인이다. 이 경험과 실력을 국익에 활용하는 것이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그리고 다음 목표는 무엇인지 알려 달라. 

“반도체 특위 시즌1은 세 가지 성과가 있었다. 먼저 헌정 사상 최초로 협치의 새 모델을 썼다. 둘째, 여·야·정·산·학 최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을 발의했다. 셋째, 첨단전략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시즌2에선 반도체 특화단지 경쟁력 향상과 인재 육성 그랜드플랜 마련을 위해 힘쓸 것이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으로 ‘이것만큼은 꼭 해내겠다’는 과제는. 

“‘K칩스법’ 통과와 첨단전략산업 상설특위 설치다. 우리 경쟁국들은 파격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에 삼성은 260조원, 하이닉스는 29조원, 마이크론은 120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K칩스법’이 1년 전에만 통과됐다면 이들의 선택지에 한국이 포함될 수 있었다. 이처럼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앞서 나가기 위해선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입법을 총괄하는 상설기구가 필요하다.”

이공계 인력 육성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도체 업계의 애로사항 1순위가 인재 부족이다. 반도체는 매우 고도화된 업무역량이 요구되는 직종이다. 약 25년간 우수 인재들이 의대나 플랫폼 기업으로 빨려 들어가는 시대적 흐름이 있었다. 그래서 반도체 분야의 인재풀 자체가 지금 절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기술 허브 국가로 전 세계를 연결하기 위해선 미래 산업 생태계를 예측하고 인재 수요를 정확히 분석해 단기·중기·장기에 걸친 첨단기술인 재육성 그랜드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 딱 한 가지를 제안한다면. 

“제가 이번 국감에서 정부의 전 부처 반도체 관련 사업을 전수조사해 25개 산업, 8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중첩되는 걸 밝혀냈다. 반면 삭감되거나 미반영된 부족 예산은 750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한정된 첨단산업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서는 재작년 제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듯 첨단산업 컨트롤타워 설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게 어렵지 않나. 탈당과 복당 철회 입장을 후회하진 않나. 

“정치인의 길을 선택하면서 인간 양향자의 삶은 장례를 치렀다. 오직 양심과 국익에 따라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살아가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제 선택에 대해 어떠한 후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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