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앙’을 부르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는 눈을 뗄 수 없는 인물이었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무심한 인물이지만 드라마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내뿜었고, 매회 새로운 모습을 내보이며 ‘출구 없는 입덕’을 불러왔다. 그야말로 ‘추앙’하고 싶은 매력을 뿜어낸 배우, 손석구(40)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2》에서는 무자비한 악행을 일삼는 범죄자 역할로 등장했다. 소름 돋는 악역 연기까지 선보이며 장르와 역할을 넘나드는 연기력을 입증한 그다.
그는 30대가 돼서야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력도 특별하다. 시카고에서 미술을 배웠고,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한다.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자원입대했다. 제대 후 캐나다에서 농구선수를 준비하며 저녁 시간에 액팅스쿨에 다녔다. 그러다 연기에 빠졌다. 한국으로 돌아와 연극 무대에 오른 그는 한 연극에서 미술감독 겸 주연배우 역할을 맡게 됐고, 그 연극을 관람한 캐스팅 디렉터에게 발탁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센스8》 시즌2에 출연했다.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드라마 《마더》의 아동학대범 설악 역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슈츠》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D.P.》 등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정생존자》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비서실 선임행정관 차영진이 되더니, 《멜로가 체질》에서는 다혈질 CF 감독 상수가 돼 전여빈과의 호흡을 보여줬고, 《D.P.》에서는 까칠한 임지섭 대위 역할을 맡아 신스틸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2019년 영화 《뺑반》의 조연으로 장편 상업영화에 발을 들인 그는 2년 만인 2021년 《연애 빠진 로맨스》의 주연배우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손석구는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내뿜는 배우이자 연출가이기도 하다. 왓챠 오리지널의 ‘언프레임드 프로젝트’에 참여해 영화 《재방송》을 연출한 바 있다. 20대에 가장 잘한 게 연기, 30대에 가장 잘한 게 《재방송》 연출이라는 그는 이제 시나리오도 쓰고, 연출도 하는 ‘40대의 손석구’를 그려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