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에 더 절실한 투자 원칙
  •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5 11:05
  • 호수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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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전문가가 한 땀 한 땀 기워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원칙》

최근 투자는 카오스 시대에 가깝다. 3300포인트까지 상승했던 코스피지수는 10월 둘째 주 2200포인트대로 3분의 1이 떨어졌다. 환율은 1달러당 1400원을 넘었다가 그나마 잠시 진정되는 분위기이고, 부동산 투자를 대표하는 아파트 시세도 저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 터널’을 나오는 듯한 분위기에서 닥친 이런 흐름을 일반인들은 판단하기 어렵다. 이럴 때 가장 관심이 가는 건 세계적인 투자 구루들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인물이 조지 소로스 등과 더불어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다. 워런 버핏의 투자 패턴뿐만 아니라 긴 시간 그를 통찰력 있게 봐온 기록이 출간됐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원칙│애덤 J. 미드 지음│이혜경·방영호 옮김│서울문화사 펴냄│1224쪽│4만8000원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원칙│애덤 J. 미드 지음│이혜경·방영호 옮김│서울문화사 펴냄│1224쪽│4만8000원

저자인 투자자문사 미드 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 애덤 J. 미드는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등이 주도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과 투자 철학을 연대기적으로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965년 5월10일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는 산업화 시대의 파도를 타는 방직회사였다. 그리고 2018년 100달러를 투자했을 때 주당 순자산가치를 비교하면 1964년에 비해 1만 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의 투자가치가 100배 정도 상승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느낌이 올 것이다. 우리가 12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든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인사이트가 무엇인가다.

책은 버핏이 인수한 후 이 회사의 변화를 10년 단위로 나눠서 정리한다. 초기 회사의 성격을 설명하고, 최초 50년을 각각 10년씩 정리한 후 합쳐서 최초 50년을 정리한다. 이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역사를 담는다. 버핏은 초반기에 저평가된 기업을 매수하는 식의 전형적인 가치 투자자의 길을 걸었다면, 이후에는 주당 순자산가치(BPS) 이외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가치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린다.

1985년 모태라 할 수 있는 방직회사를 정리하고, 1988년 13억 달러를 들여 코카콜라를 매수한 것이 그 예다. 그는 인구 증가에 따른 음료 수요 증가나 이미 갖춘 유통 시스템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하인즈 등 식품기업에 관심을 기울인 것도 같은 계기에서다. 초반에 버핏은 주로 보험, 보석, 가구, 제조업 등에 집중하다가 항공, 식품, 전자, 반도체 등으로 영역을 넓힌다. 투자 규모로 본다면 애플,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 파고,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순이다. 결과적으로 버크셔의 숲은 크게 5개의 숲으로 만들어져 있다. 첫 번째는 지분율이 80~100%인 비보험사업 부문이다. 제조업부터 에너지까지 제조업을 중시하는 풍토를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주식, 세 번째는 하인즈처럼 지배력이 미치는 기업, 네 번째는 현금, 미국 국채, 채권이고, 다섯 번째가 보험이다.

코로나19, 인플레이션 등 급변하는 경제 상황 속에서 버핏은 장기 투자를 통해 굳건한 위치를 지켰다. 애플 투자만으로 약 1000억 달러(120조원)의 평가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상대적으로 조지 소로스가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인 리비안에 20억 달러(2조4000억원)를 투자했는데, 반 토막이 난 것과 비교하면 버핏의 능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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