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군수 전용차 장관급 고급세단으로 교체 ‘도마 위’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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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자립도 ‘7.8%’…7600만원 들여 K9 고급 승용차 교체·구입
‘멀쩡한’ 2018년 식 주행거리 10만㎞ 카니발 승합차 조기 퇴출

전남 강진군이 민선 8기 출범 직후에 군수 전용차량을 국산 최고급 승용차로 바꿔 혈세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강진군이 전용차량 교체 규정까지 어겨가며 내구 연한이 3년이나 남은 멀쩡한 관용차량을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특히 재선 강진원 군수가 지난 7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기다렸다는 듯이 장관급 대형차량을 구입한 것에 대해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전남 강진군이 민선 8기 출범 직후에 군수 전용차량을 국산 고급승용차로 바꿔 혈세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강진군이 전용차량 교체 규정까지 어겨가며 멀쩡한 관용차량을 바꾼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특히 재선 강진원 군수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기다렸다는 듯이 장관급 대형차량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강진군이 민선 8기가 막 시작된 7월 중순 새로 구입한 군수 전용차량 ⓒ시사저널 정성환
전남 강진군이 민선 8기 출범 직후에 군수 전용차량을 국산 고급승용차로 바꿔 혈세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강진군이 전용차량 교체 규정까지 어겨가며 멀쩡한 관용차량을 바꾼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특히 재선 강진원 군수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기다렸다는 듯이 장관급 대형차량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강진군이 민선 8기가 막 시작된 7월 중순 새로 구입한 군수 전용차량 ⓒ시사저널 정성환

주민들 “월 100만원도 벌기 힘든데”…고유가 휘발유차 구입 ‘혈세낭비’ 논란도

13일 강진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7월 19일, 군비 7600만원을 들여 군수 전용차량인 2018년 식 일반 모델 카니발 대신 장관급  차량인 배기량 3800㏄의 K9 휘발유 승용차를 구입했다. 앞서 군은 소요 예산을 민선 8기가 시작된 7월 초 제3회 추경안에 저소득층 한시 긴급생활 지원사업과 주작산자연휴양림 보완사업 등과 함께 군수 관용차량 교체 예산을 편성해 통과시켰다.

민선 7기 전임 군수가 2018년 10월께 관내 농촌지역 현장 방문 등을 위해 7인승 카니발 차량을 구입했으나 4년여 만에 최고급 세단 신차로 교체했다. 강진원  군수 취임에 맞춰 전용차량부터 먼저 바꾼 셈이다. 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 관용차량 관리규칙’에는 ‘자치단체장은 배기량 2000㏄ 이상의 관용차량을 탈 수 있다’고 규정돼 있을 뿐 차종 등은 별도로 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진군의 군수 전용차량 교체는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조례에서 정한 ‘최소 사용기간과 최단 주행거리’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강진군 공용차량 관리 조례에는 ‘차량을 신규등록한 날로부터 7년이 경과되거나, 주행거리가 12만km를 초과해야 차량을 교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차 구입 당시 전임 군수가 사용한 관용차량은 사용 기간 3년 11개월에, 총 주행거리는 9만9375㎞로 규정을 위반했다. 전남의 다수 기초단체장 전용차량의 경우 주행거리 30만㎞ 이상을 운행하는 것은 흔한 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군수의 서울 등 장거리 출장에 따른 안락함 고려와 함께 전용차를 구입한지 4년이 되고, 주행거리 10만㎞로 교체 가능 거리에 육박, 잦은 고장을 일으켜 교체하기로 했다”며 “현재 이용 중인 시장 전용차량은 청자박물관 업무용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전남 강진군이 민선 8기 출범 직후에 군수 전용차량을 국산 고급승용차로 바꿔 혈세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강진군이 전용차량 교체 규정까지 어겨가며 멀쩡한 관용차량을 바꾼 사실이 드러나면서다.강진군청 전경 ⓒ강진군
전남 강진군이 민선 8기 출범 직후에 군수 전용차량을 국산 고급승용차로 바꿔 혈세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강진군이 전용차량 교체 규정까지 어겨가며 멀쩡한 관용차량을 바꾼 사실이 드러나면서다.강진군청 전경 ⓒ강진군

재선 강진원 군수, 취임하자마자 대형차량으로 교체  

그러나 군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단체장이 지나치게 호사를 누리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강진군의 재정자립도는 7.80%로, 전국 243개 기초자치단체중 최하위권이다. 강진군의 자체수입으로는 공무원 인건비 해결도 힘든 상황이다. 재정자립도는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더욱이 휘발유 차량을 새 전용차로 구입하면서 고가 연료 사용에 따른 예산 낭비는 물론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도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전국의 지자체가 모든 관용차량을 천연가스나 전기 차량으로 교체하는 추세와도 정면 배치된다”며 곱지 않은 반응이다.

군민 김아무개(56)씨는 “군수나 강진군이 한국차 성능이 좋아졌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더욱이 군수 차는 운전기사가 수시로 청소하고 기름칠하며 정비한다”며 “강진군이 4년 밖에 안 된 군수 차량을 바꾼 것은 불필요한 경상경비를 절감해 사업 예산을 늘리겠다는 군정 방침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비판의 화살은 강진원 군수에게도 향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 등으로 모두 어려운 현실에서 민선 8기 군수직에 오른 지 20여일만에 첫 사업(?)으로 자신의 전용차를 고급 대형차량으로 교체했다며 주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강진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아무개(48)씨는 “최근 강진 관내에서 월 100만 원 벌기도 힘든 자영업자들이 부지기수인데 이 같은 주민들의 어려움을 보듬어야 할 단체장이 당선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관용차로 대형차량을 구입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범을 보여야 할 군수가 군 재정자립도가 전국 꼴찌인 한 자릿수에 머물고,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혈세를 흥청망청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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