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혐의’ 김홍희 前해경청장 소환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10.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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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해경 총책임자…월북 수사 결과 발표 경위 등 조사
구명조끼 등 월북 아닌 정황 나오자 “안 본 걸로 할게” 발언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왼쪽)가 김기윤 변호사와 함께 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추가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왼쪽)가 김기윤 변호사와 함께 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추가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날 오전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김 전 해경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에 있다. 김 전 청장은 2020년 9월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피격당한 후 소각됐을 당시 사건의 경위를 수사한 해경의 총책임자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을 상대로 이씨의 자진 월북을 단정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된 경위,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받은 대응 지침 내용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전날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해경은 안보실 방침에 맞춰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 은폐, 실험 결과 왜곡,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사생활 공개 등을 통해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수사 결과를 세 차례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씨가 발견 당시 한자(漢字)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국방부 등의 자료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김 전 청장이 “나는 안 본 걸로 할게”라고 말했다는 해경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 이는 국내에서 유통·판매되지 않는 구명조끼로, 이씨가 근무했던 무궁화 10호에 비치된 것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구명조끼를 입고 북측 해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며 월북에 무게를 뒀던 당국의 당시 설명과 배치된다.

감사원은 또 배에 남은 슬리퍼가 이 씨의 것이었다거나, 꽃게 구매 알선을 하던 이 씨가 구매 대금을 도박 자금으로 탕진했다는 등 해경이 발표한 월북 동기는 확인되지 않거나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이씨 유족은 6일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이 이씨의 자진 월북 결론을 내리는데 공모한 의혹이 있다며 김 전 청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전날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소환한 데 이어 김 전 청장을 조사하면서 고위급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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