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그룹의 조직적인 외화 밀반출 혐의와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인 검찰이 추가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쌍방울 그룹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이 2019년 달러로 수십억원 상당을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재산국외도피죄)를 수사 중이다.
당시 쌍방울 및 계열사 임직원 수십 명이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책이나 화장품 케이스 사이에 달러를 숨기는 방식으로 미화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환거래 규정에 따르면, 미화 기준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해외로 반출할 때는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검찰은 쌍방울 임직원 약 60명이 자금책 역할을 수행하면서 중국 현지에 있는 회사 경영진 등에 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동시에 검찰은 이 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도 함께 살피고 있다.
달러 밀반출이 집중된 시기에 쌍방울은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등과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양측이 사업 관련 합의서를 작성한 시점이 외화 밀반출 시기와 겹치는 만큼 회삿돈이 북측에 대가성으로 지급됐을 가능성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합의로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는 북한의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에 대한 사업권을 약정받았다.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계열사 주식은 급등했다.
이 시기 나노스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아무개 회장을 사내이사로 영입해 북한 희토류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쌍방울 전 임원과 아태협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쌍방울과 안 회장 등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이들과 공모해 외화를 밀반출한 임직원 등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조만간 안 회장을 불러 외화 밀반출과 구체적인 자금 이동 경로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