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비극 그린 ‘게르니카’, 우크라이나 사태로 부활하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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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백남준’ 육근병이 펼쳐 보이는 역사…갤러리 아트이슈프로젝트에서 12월4일까지 전시

갤러리 아트이슈프로젝트가 동학(東學) 정신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플러시즘(Plusism) 육근병 개인전’을 오는 12월4일까지 전북 전주시 아트이슈프로젝트에서 연다.

전주 출신 중견작가 육근병은 1980년대 후반부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온 미디어 아티스트다. 1992년에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 ‘카셀 도큐멘타’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참여했다. 그는 당시 무덤처럼 쌓아 올린 흙더미에 깜빡이는 눈 영상이 나오는 TV모니터 설치 작품으로 주목을 받으며 ‘제2의 백남준’으로 불렸다. 현재 일본 동북예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숨쉬는 게르니카 Breathing Guernica 2022. 01-1 Photo, charcoal and pencil on canvas 387.8 x 130.3 cm, 2022 ⓒ 아트이슈프로젝트
숨쉬는 게르니카 Breathing Guernica 2022. 01-1 Photo, charcoal and pencil on canvas 387.8 x 130.3 cm, 2022 ⓒ 아트이슈프로젝트

 

이번에 아트이슈프로젝트에서 그가 선보이는 개인전에는 대표작 ‘생존은 역사다’를 비롯해 ‘십이지신상’ ‘숨쉬는 게르니카’ 등이 전시된다. 이 중 ‘생존은 역사다’ 작품의 경우 1945년부터 약 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한 큰 사건들을 서사적 시각으로 연출한 것이다. 육근병은 해당 작품에 관해 “인류는 희로애락을 끝없이 생성하고 소멸시키는 순환을 거듭하며 항상 이러한 세상 속에 존재한다”며 “그 기록이 살아있는 DNA이기 때문에 생존은 곧 역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십이지신상’ 작품에는 파블로 피카소, 아돌프 히틀러, 마더 테라사, 마오쩌둥, 스티브 잡스 등 세계 근현대사를 이끈 각계 인사 12명의 초상이 담겨 있다. 갤러리 측은 “근현대사의 변화를 이끌어 온 주요 인물들이 작가의 조형 언어 안에서 역사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고 해석했다.

십이지신상/The Statues of the Twelve Earthly Branches - Steve Jobs, Pablo Picasso, Che Guevara ⓒ 아트이슈프로젝트
십이지신상/The Statues of the Twelve Earthly Branches - Steve Jobs, Pablo Picasso, Che Guevara 2019 ⓒ 아트이슈프로젝트

 

‘숨쉬는 게르니카’는 육근병이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품 중앙에 위치한 소녀는 우크라이나 난민으로 피난 중 방공호에서 《겨울왕국》의 OST ‘렛잇고’를 불러 심금을 울린 아멜리아 아니소비치다. 그 바로 뒤에 있는 소녀는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소니아로 러시아 폭격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한편 이번 전시회의 제목인 플러시즘(Plusism)은 ‘플러스(+) 주의(主義∙ism)’를 뜻한다. 플러스는 사방을 나타내는 땅이자 음양오행의 완성을 표현하는 이미지다. 또 이것은 작가의 눈이기도 하다. 갤러리 측은 “눈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하고 감정을 드러낸다”며 “눈은 세상을 기억하고 분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생존은 역사다 / Survival is history Video free size (Dimension Variable), 1995 ⓒ 아트이슈프로젝트
생존은 역사다 / Survival is history Video free size (Dimension Variable), 1995 ⓒ 아트이슈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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