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주입·보험 9개?…‘母子 살해공모’ 사건 수상한 흔적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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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40대 가장 유족,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피해자, 폭력적인 성향 아냐…의심스런 부분 많아”
대전 중부경찰서는 자신의 집에서 40대 가장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중학생 아들과 그의 어머니 를 10월17일 구속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대전 중부경찰서는 자신의 집에서 40대 가장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중학생 아들과 그의 어머니 를 10월17일 구속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자택에서 살해 당한 40대 가장의 유족이 '계획 범죄' 가능성을 제기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경찰은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된 부인과 중학생 아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캐묻고 있다. 사망자에 대한 독극물 살해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고, 9개에 달하는 보험에 가입된 점 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대전 중부경찰서는 자신의 집에서 40대 가장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중학생 아들과 그의 어머니 A씨를 지난 17일 구속한 뒤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모자는 지난 8일 오후 8시께 잠들어 있던 가장에게 독극물을 주입해 살해하려 했으나 가장이 잠에서 깨자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이 사건은 중학생 아들이 부부싸움을 말리던 과정에서 부친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과정에서 모친이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 

숨진 40대 남성의 유족들은 구속된 부인 A씨가 남편 앞으로 9개에 달하는 보험을 가입하고, 독극물을 주입해 살해를 시도했던 점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피해자의 여동생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려 "가해자(피살자 아내)가 경찰에서 했다는 '남편이 고소한다고 협박해서 무서워서 범행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어 "오빠 장례식을 치른 다음에 확인해보니 오빠 앞으로 가입된 보험이 9개였고, 그중 3개가 올해 신규로 가입한 보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바라는 것은 철저한 조사뿐"이라고 호소했다.

B씨는 피해자 생존 당시 나눈 대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오빠가 '교통사고 때문에 시력을 잃었다. 앞으로 운전대를 잡지 못해 일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울면서 전화를 했다. 이틀 동안 의식이 없었다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빠가 새 언니 진술대로 폭력적이고, 고소한다고 협박했다면 가족들에게 비밀로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내게 울면서 전화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부인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A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자신의 언어장애를 비하하는 데 화가 나 남편 눈을 찔렀는데, 남편이 고소하겠다고 협박하자 겁이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B씨는 이달 초에도 약물로 남편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자는 범행 직후 시신을 차에 싣고 친척 집에 갔다가 돌아와 이튿날 119에 신고했는데, 이에 대해 A씨는 '친척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중학생 아들과 함께 시댁을 찾아와 시부모 재산을 조카 앞으로 증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유족 측은 "A씨가 오빠도 없이 모자 둘만 와서 '(자신의) 큰아들 앞으로 재산을 증여해달라'고 했다. 나를 비롯한 다른 형제들은 오빠에게 부모님 재산이 증여되는 것에 이미 동의했는데, 갑자기 큰아들 앞으로 증여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의아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올해 남편 명의로 생명보험에 가입한 것을 확인했다"며 "보험금을 노린 범행인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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